이렇게 편하고 즐거운데 괜찮은걸까
Day3 / Yangon, Burma / 8.23
아직 이틀차라 이 여행을 평가하기는 뭐하지만, 구파발에 있을 때와 비슷하게 지내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책 입고요청에 답장을 보내고 돈 벌 궁리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나가서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로 돌아다니지 않는다. 그럴 체력도 별로 없고. 민희님은 인스타그램에서 “여행은 이동인걸까? 정주인걸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현재의 내겐 정주다.
글을 쓰다 지겨우면 우쿨렐레를 치고 그러다 지겨우면 그림을 그리고 그러다 지겨우면 카메라를 가지고 산책을 나간다. 그러다 지겨워서 다시 숙소에 오면 글쓰기부터 다시 반복한다.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서 생각한다.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만큼 일한다”가 핵심처럼 보이지만, 더 큰 핵심은 따로있다. 수익을 내는 것이다. 나는 지금 내가 하는 것과 고민이 일이라고 하기에 부끄럽다. 지금 나는 돈을 벌지 못하니까. 그래도 이게 내 직업이고 생계라는 생각을 가져야 조금 책임감있게 글을 쓸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것도 어쩌면 원고 작업일 수도 있는거지. 그래서 미루지 말고 해야하는 거구. 나한테 조금 자신감을 갖자, 용기를 내자..
용기가 안나는 이유를 알겠다. 머리 속에 계속 되는 의문은 하나다.
“이렇게 편하고 즐거운데 괜찮은걸까?”
이런 적이 내 인생에 있었나? 즐겁게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할까?
나의 퇴사 후 버킷리스트 1번은 “창작으로 수익을 내보자”였고, 2번은 “작업할 공간과 정기적인 작업시간대를 확보하자” 였다. 아직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후자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작업 시간대는 9~15시 사이, 그 이후에는 산책을 하거나 돌아다니고, 그 다음에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작업을 한다. 이 호스텔은 작업할 다이닝룸이 있다는게 마음에 든다. 나만의 작업실이자 카페가 되어준다. 사르트르는 말했다.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카페에서 보냈다.”
그래도 어느정도 돌아다니긴 해야할 것 같아서 오늘은 미얀마 가이드북을 열었다. 이번주는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을 탐방하는 도보 투어와, 미술관 투어를 할거다. 양곤의 순환철도도 현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해서 타보고 싶다. 당연히! 쉐다곤 파야도 가볼거구, 책방 사장님이 추천한 오닉스에가서 스테이크와 와인을 먹어야지. 쿠킹 클래스와 명상 클래스도 고민 중이다. 명상을 클래스로 듣는다는게 가능할지 모르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