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부양자가 된다는 것.
Day2 / Yangon, Burma / 8.22
여행을 오기 하루 전날, 주민센터에서 해외체류 신고를 했다. 이제 내 집 주소는 진관동 주민센터다.
생각해보니 출국 전전날에도 언니를 봤다. 예슬언니랑 압구정에서 한강까지 존나 걸었다. 힘들었다. 나는 예방접종 때문에, 언니는 전날 숙취때문에 맥주 한잔없이 한강을 보며 얘기를 했다. 한강에서 술 안마신건 첨이다. 그때 우리는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에 대해 얘기를 했다.
나의 퇴사 버킷리스트에도 ‘경제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하자’는 것이 있다. 나는 그것이 어렵지 않은 것인 줄 알았다. 내가 가족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건 20살 이후부터도 가능했다. 학비야 장학금이나 학자금대출이 있었고, 항상 과외 알바도 했었으니까. (이러면 진짜 효녀처럼 들리는데 엄마 카드 엄청 긁고 다녔다.)
경제적 독립이라는 게 어려운 말이라는 건 아빠가 아플 때 알았다. 그때 나는 당연하게 내가 아빠 병원비를 내는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직장인이어서, 돈을 벌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직장인, 사회인이 되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양자가 된다는 말인가보다. 내가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순간, 가족이 나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다.
어쩌면 직장인, 사회인이 되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양자가 된다는 말인가보다.
내가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순간,
가족이 나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다.
진정한 경제적 독립은 내가 가족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가족도 나에게 손을 벌리지 않을 때 가능하다. 근데 그게 어떻게 되나요 ㅎㅎ 그리고 그게 꼭 좋은게 아닐 수도 있다. 아 모르겠다. 개부자가 되고싶다. 지금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훗날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비굴하지 않고 우아하게 대처하기 위해 부자가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