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좋은 숙소 찾기

장기 여행을 앞둔 디지털 노마드라면

by 사과집

Day23 / Mandalay, Burma 9.12


나에게 좋은 숙소 찾기


마음에 드는 작업 공간을 찾기 위해 2km를 걸어왔다. 만달레이의 아쉬운 점은 좋은 카페를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숙소에 작업 공간이 있는 곳을 구해야 한다. 하다 못해 공용 다이닝룸이라도 있는 곳. 숙박비가 더 나가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더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밖에서 쓰는 돈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왜인지 이곳의 카페들은 오래 있으면 눈치가 보여서 커피를 서너잔씩 시킨다.) 자주 돌아다니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첫번째 나라인 미얀마에서 숙소를 자주 바꾼 것은 결과적으로는 내게 어울리는 공간을 찾는 유익한 여정이었다. 숙소를 옮겨다니면서 어떤 숙소를 찾아야 하는지 감이 잡힌다. ‘나에게’ 좋은 숙소를 알아가는 시간들.


좋은 숙소는 중요하다. 좋은 식사만큼이나 여행에서 중요하다. 다만 좋은 숙소가 꼭 비싼 숙소는 아니다. 지금 내게 좋은 공간, 내가 편안해지는 공간, 샤워기는 좀 불편해도, 화장실이 좀 좁아도, 컵들은 하나같이 작이 안맞아도, 나무 바닥이 삐걱거려도, 매트리스가 좀 딱따갷도, 나에게 좋은 숙소란 나의 일상 같은 숙소였다. 완벽해 보이진 않지만, 내 몸을 구겨넣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숙소. 지금 막 도착했지만, 며칠은 산 것처럼 순식간에 익숙해지는 숙소. 긴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편안하게 한숨을 내쉴 수 있는 숙소.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겐 완벽한 숙소.

수많은 집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그 집들에 도착하기 위해 다시 여행을 떠날지도 모르겠다고 종종 생각한다.

-김민철, <모든 요일의 여행>


미얀마에서는 호스텔, 호텔 등을 전전했다. 이번주 주말에 이동하는 태국 치앙마이 숙소의 에어비엔비의 아파트로 잡았다. 이 곳은 주방이 있고, 노트북 작업 공간이 있다. 조금 비싸긴한데.. 작업할 카페를 전전하고 커피와 밥값을 밖에서 쓰는 것보다, 집에서 요리하고 작업하는게 더 나은 것 같다. 요리도 직접 하고 싶고, 빨래도 직접 하고 싶고. 나는 관광이 목적이 아니니까.


여행 23일 만의 쾌거. 드디어 관광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완전히 버리게 되었다. 그런 부담으로는 긴 시간을 떠돌 수 없다. 마음이 편하다. 나는 그저 일상을 살고싶을 뿐이다. 낯선 감각이 무뎌지지 않는 약간 특별한 일상을.


IMG_2174.JPG 잘 고른 숙소에서 기분 좋은 아침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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