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이어졌던 3차례의 면접과 미팅을 마치고 간만에 마음 편한 주말을 맞이했다. 최근 두 달동안 주말은 나에게 이직과 면접에 대한 부담감으로 온전히 무언가에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는데 말이다.
그나마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어가던 나였는데 그 때문에 최근 거울만 보면 묘하게 달라진 몸에 속상하곤했다. 팔뚝과 등, 배와 허벅지 등 살이쪄서 묘하게 튼실해보이는 나를 마주하니 이직 전에 살부터 먼저 빼야겠단 생각이 들었달까.
마침 어제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고 말하니 한 동료분이 아침 러닝을 추천해주셨다. 평소에 햇빛을 오래보면 빨갛게 피부가 달아오르는 사람인지라 대낮에 운동은 극도로 기피하는데 기왕 마음 먹은 거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맘에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오늘 아침 8시에 눈을 뜨고 양치만 호다닥하고 운동복을 챙겨입었다. 머리도 산발에 얼굴도 피곤해보였지만 개의치말자며 선크림을 야무지게 챙겨 발랐다. 우리집 근처엔 안양천이 있는데 실제로 이 곳에서 나는 종종 러닝을 하곤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이어진 러닝에 새로운 운동에 도전해보자며 스쿼시에도 도전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다시 러닝을 하러 다시 이 곳에 찾았다.
찾아보니 가장 최근에 달렸던 때가 10월 말이었다. 한 해가 지나 봄이 오고, 간만에 햇빛 아래 달리기를 시작하니 기분이 남달랐다. ‘내가 러닝을 참 좋아했었지.’ 라는 생각과 함께 내 앞에 쭉 이어진 길을 보며 그냥 달리기에만 집중했다. 최근 B형 독감에 걸린 탓인지 1키로도 달리지 않았는데 호흡이 가빠오고 몸이 이전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1.5키로 정도 달렸을 땐 너무 멈추고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달렸다. 그렇게 2키로, 2.5키로. 결국 처음에 목표했던 3키로를 야무지게 마치고 러닝앱을 정지했다.
간만에 달리고 집에 돌아가니 전화 너머로 놀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정말 오랜만에 운동을 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운동이 무려 아침 러닝이라는 사실에 신기함과 대견함을 느끼신게 아닐까싶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뒤늦게 밀려오는 피곤함보다 5개월 간에 런태기 (러닝+권태기)를 이겨낸 스스로가 뿌듯하기만한 지금.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나의 러닝 여정을 다시금 재개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