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며 어딘가에 속 시원히 답답한 마음을 토로해보고자 브런치를 시작했다. 본투비 마케터라 아무도 안 보는 일기장에 적기에는 아쉽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현재 내가 하고자하는 메시지를 담기에 핏이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잠시 끄적이다 접었던 브런치가 문득 생각이 났고, 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요즘 이런 주제 뜨지 않나? 이렇게 적으면 멋있어 보일 것 같은데?'와 같은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 나의 경험을 가감없이 적어보자. 그리고 내가 속 시원하면 그걸로 만족. 아주 심플하고 간결한 목표였고, 쉬운 목표 덕에 부담없이 글을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왠걸 저녁에 밥을 먹고 문득 퇴사라는 키워드로 적고 싶은 글이 있어 30분 만에 업로드를 했는데 다음 날 하루 종일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글의 조회수가 1,000명을 돌파..
2,000명을 돌파..
3,000명을 돌파..
10,000명을 돌파..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난 적지 않게 당황했고,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 마음이 쓰라리기도 했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안 좋아서 지금은 지웠지만, 우수수 달리는 악플에 초보 브런치 작가는 속으로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내 글에 댓글이 달렸다는 알람이 울리면 나도 모르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댓글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갑작스러운 관심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이것도 다 추억이다 싶어 모조리 캡처를 하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리곤 회사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갔는데 그 이후에 쓴 글도 꽤나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고작 한 달 남짓한 기간동안 퇴사와 이직을 중심으로 회사 이야기를 써내려갔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회사의 경력이 많다고 꼭 글을 잘 쓰는 것도, 제대로 된 회사 생활을 한게 아닐수도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회사는 아무리 다녀도 퇴사를 하고 싶기 마련이고, 40대 과장님이라도 은퇴 후를 고민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지금 나의 모습과 경험이 모든 직장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단 확신이 들게 되었다.
이런 기쁜 마음으로 남은 2023년을 돌아보다 문득 내가 세웠던 한 목표가 떠올랐다. 바로 나의 공간에서 모임을 진행하는 것. 지금 나의 아지트인 복층집은 내가 모임을 진행하기 위해서 이사를 결심한 곳이기도 하다. 나의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나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을 꾸며왔던 지난 날. 아쉽게도 내가 모임 오픈을 준비했던 남의집이라는 플랫폼이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고 나는 한동안 꽤나 우울해있었다. 그런데, 연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내가 계획했던 모임 운영을 해보지 않으면 큰 후회를 하지 않을까 싶었고, 나는 P성향을 발휘해서 모임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브런치에 맛보기로 살짝 공개를 하자면,
-시끌벅적 10명 이상의 모임이 아닌 아늑하게 4-5명과 함께 진행 (*모임장 포함)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알코올은 취사 선택
-극 내향형 인간도 어느순간 술술 이야기가 나오게 하는 모임장의 인터뷰 스킬
-직무 변경, 월급 외 150만원 벌기, 내 직무로 강의하기 등 회사 다니면서 딴 짓(?)알차게 한 모임장의 경험을 나누는 시간
-그냥 부담없이 나의 회사 생활을 툭툭 털어놓을 수 있는 속 시원한 대나무 숲
기 빨리는 모임 대신에 부담없이 소소하게 직장과 퇴사, 이직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모임을 기획하고 있다. 일회성이지만 수요가 있다면 회차가 늘어날수도..?
혹여나 이런 모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래 구글폼을 통해 미리 신청해주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1N0jAwZH5UXn4FtL_Z9uuAokiofNYstuVGinrO-8Yrto/edit
(*모임 오픈 시, 가장 먼저 알려드립니다. 선착순으로 진행될 경우 1순위로 고려해서 참여 수락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