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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미국 오피스 도전기 (4)

토종 한국인, 인터뷰 준비는 어떻게 해야할까?

by 뽀곤

지난 에피소드를 게재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Summer Break 약 세 달 간 정신없는 인턴 생활을 소화하고, 2학년으로서 학교에 돌아와 열심히 수업을 듣고 새로운 도전에 몰두하는 1학년들을 돕는 멘토 역할을 하다보니 Fall Term이 금새 지나 벌써 Winter Break를 맞게 되었다.


시간을 돌려 딱 작년 이맘 때, 컨설팅 준비하던 시기로 돌아가본다. 안그래도 컨설팅을 준비하는 1학년들에게 진로 조언을 주기도 하고, Mock Casing도 해주면서 새록새록 옛 기억이 되살아나던 참이었다.


Mckinsey Boston office의 인비를 받았을 때를 떠올리면 정말 예상 밖이라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이 컸던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이미 10월 중순부터 Case Parent (DMCC - Fuqua 컨설팅 클럽에서 지정해주는 케이싱 멘토)와 최소 10번은 케이스를 했을 때였는데, 나는 고작 한 번 한 것이 다였다. 이전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했듯, 나는 서울 오피스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식 케이싱을 5번 넘게 했던 차였다. (말이 나온김에 미국 오피스 준비 전 미국 MBA를 하면서 서울 오피스를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곧 별도의 에피소드로 공유해보겠다! 생각보다 서울 오피스를 쓰는 친구들이 꽤 있었기에 여기에 남겨두면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막막한 미국 오피스 준비, 어떻게 해야할까?


맥킨지 컨설턴트는 1) 언변이 뛰어나며 2) 다양한 인더스트리에 대한 폭 넓은 이해가 있고 3)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고 4) 창의력까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한국 토종인데다, 학부나 석사도 경영학과를 나오지 않아 '경영자 관점의 전략적 사고'가 부족했다. 정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할 정도로 막막하고 답답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1월 말부터 1월 초까지, 딱 6주.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할 수 있을지 빠른 시간 안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내가 설계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학교 컨설팅 클럽에서 제공해주는 모든 리소스를 활용하기

컨설팅이 강한 MBA 프로그램의 큰 장점 중 하나는, 학교 컨설팅 클럽에서 제공해주는 세션과 리소스만 따라가도 정말 반은 준비가 된다는 거다. Fuqua는 탄탄한 컨설팅 준비 인프라를 갖춘 학교 중 하나인데 (Darden, Booth, Stern, Kellogg 자료도 많이 봤다!), 2학년 컨설팅 클럽 캐비넷 (임원진)이 해주는 로드맵 세션도 정말 잘 되어있고, Casebook도 밸런스 있게 잘 만들어져서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2학년 선배들과의 Mock Casing도 잘 매칭시켜주고, 겨울방학 때는 1학년끼리 슈퍼데이 (IB, 컨설팅에서는 하루에 2-3번의 인터뷰를 몰아서 보는데, 이걸 슈퍼데이라고 부른다.)를 할 수 있게끔 스케줄도 짜준다. 나는 이 리소스를 정말 100% 활용했다.


2. 내가 부족한 점 찾아서 나만의 로드맵 짜기

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해, 빠른 시간 내에 내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파훼법(?)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었다. 그래서 컨설팅 클럽에서 제공해주는 리소스를 활용해 최초 서너번 정도 Mock Casing을 그냥 되는대로 해본 다음,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빠르게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Screenshot 2025-12-24 at 9.21.57 PM.png 내가 만든 나만의 컨설턴트 도전 로드맵

그래서 위와 같이 각 주차 별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채워야 하는 항목들을 정리했다.

*맥킨지 PEI는 실제 인터뷰 50분 중에서 20분 정도를 차지하며, 비중은 50%라고 알려져 있는 데다가 아주 길고 상세하게 내 스토리를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열심히 준비해야한다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다.


3. Casing Learning Curve를 위한 양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복습하기

다른 친구들보다 한참 늦게 시작한 만큼, Learning Curve를 위해서는 빠르게 양치기로 따라잡는게 정신 건강에도, 실질적인 실력 향상에도 필요했다. 그래서 매일 2개 이상의 케이스를 하려고 노력했다. Mock Casing을 해줄 사람을 찾고 스케줄을 잡는 것도 일이라 상당히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초반 5-6개의 케이스는 숙련된 사람과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2학년들과 했고, 나머지는 1학년 동기들과 했다. (좋은 점은 케이싱 하면서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ㅎㅎ)

Screenshot 2025-12-24 at 9.27.08 PM.png 나의 케이스 로그. 케이스 연습할 때 이 기록지를 전달해야 해주는 사람이 편하다 ㅎㅎ

한번 케이싱을 하게 되면 2학년과 할 때는 30분-1시간 가량 소요되지만, 1학년 동기들과 할 경우에 Swap을 하기 때문에 2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하루에 2개의 케이싱을 하고 나면 일단 4시간이 훌쩍 지나버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조건 케이싱만 많이 한다고 당연히 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복습이 반드시 필요한데, 나는 남은 시간들을 내가 했던 케이싱에 대한 복습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Drill을 하는데 쏟았다.


케이싱 복습의 경우 초반엔 아래와 같이 내가 받은 피드백 위주로 정리했고,

Screenshot 2025-12-24 at 9.33.45 PM.png 내 케이스 로그에 붙인 Review 내용. 초반엔 각 Section 별 Feedback 위주로 정리했다.

후반엔 아래와 같이 좀 더 내 자신이 내 스스로의 코치가 된 것 처럼 Reflection 위주로 적었다.

Screenshot 2025-12-24 at 9.35.45 PM.png 후반엔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우며, 어떻게 하면 더 좋았을지 아이디어도 일기처럼 적어두었다.

이렇게 미친듯한 양치기를 통해 6주 간 총 80개의 Mock 케이싱을 했고, 단 하나의 케이스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Review를 했다. 인터뷰 주간에는 멘탈 관리를 위해 케이싱을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때 나는 내가 적은 Review만 워드로 쫙 정리해서 복기하듯 줄줄 읽기만 했다. 워드로만 10 페이지 정도 나왔는데, 이것만 읽어도 내가 어떤 케이스를 연습했고, 거기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뭘 배웠는지 새록새록 기억이 나서 막판 정리에 큰 도움이 되었다.

Screenshot 2025-12-24 at 9.37.07 PM.png 어마어마한 양치기. 보통 인터뷰 전까지 40-50 케이스 정도를 하면 충분하다.

여기까지 케이싱 연습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6주 내내 매일매일 하루 12시간을 집중해서 썼는데, 4시간 케이싱 연습을 하고 남은 8시간 중 2시간 정도를 Review 정리에 투자했다. 그 외 7시간을 어떻게 썼는지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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