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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미국 오피스 도전기 (1)

MBB 한국 오피스에서 MBB 미국 오피스로 전향하기까지

by 뽀곤

2년 전 MBA 입시 과정을 다시 곱씹어 정리 하자니 조금 힘이 드는 감이 없잖아 있다 :)

사실 나는 지금 MBA 1학년을 모두 마치고 Summer Intern을 2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제쳐두고 GMAT 얘기를 하자니 손이 근질거린다.

그래서 기억이 더 바래기 전에 MBA 입시 과정과 더불어 MBA 1학년으로서의 취업기도 함께 공유하려고 한다!


처음부터 컨설팅을 꿈꾼 건 아니었다


나는 MBA 2년을 마치고 남편과 함께 있으려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회사에서 지원을 받아 미국에 온 것이기 때문에 귀국은 우리 부부에게 당연한 것이었고, 나 또한 미국에서 정착하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MBA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 그리고 약간 업그레이드 된 학력을 바탕으로 외국계 빅테크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입학 전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여러 차례 커피챗을 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첫째, 한국에서 MBA 학위를 더 이상 쳐주지 않는다.

일부 금융업계 및 컨설팅 펌을 제외하고는 MBA를 졸업했다고 해서 Salary를 더 높게 쳐주거나 높은 포지션으로 채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째, 미국에 정말 기회가 많다.

잡 마켓이 정말 안 좋긴 해도 결국 한국에만 있었다면 절대 상상하지 못할 기회들이 펼쳐진다. 그래서 한국에 가기 싫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다소 혼란스러운 상태로 입학을 하고, 입학 하자마자 미친듯이 쏟아지는 리크루팅 행사와 세션을 거치면서 빠르게 진로를 정립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혼란스러움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컨설팅 취업은 MBA의 꽃이라고 했던가


빠르게 돌아가는 리크루팅 과정에서 동기들 중 40% 정도는 컨설팅을 지망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레 컨설팅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가면서 MBA를 레버리지 할 수 있는 선택지인 'MBB 한국 오피스'를 타겟팅하게 되었다.

그래서 열심히 한국 오피스 선배들과도 네트워킹을 하고, 범 MBA 스터디 그룹을 꾸려, 한국 오피스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 네트워킹 챗도 주최하고 각 오피스 리크루터에게도 연락을 취하는 등 정말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그러면서도 영어를 열심히 연습하기 위해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미국 컨설팅 준비도 병행했고 (MBB 제외한 Big 4), 오피스를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내가 관심이 가거나 기회가 닿는대로 미국 오피스와도 커피챗을 했다.


T16 MBA 나왔어도 당신은 안됩니다


이 와중에 리크루팅을 앞둔 10월 말 경,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 MBB 오피스 세 군데 모두에서 설명회에서조차 리젝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8월부터 리크루터와 연락하며 내 레주메도 보내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온라인 설명회에서 '자리가 없다'고 나를 거절했을 때는 정말 좌절감이 들었다.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간접적으로 알아봤는데, 결론은 학부가 타겟 스쿨이 아니어서였던 것 같다.

미국 컨설팅은 타겟 스쿨 MBA 지원자면 학부가 타겟 스쿨이 아니더라도 합격할 수 있다. 학부를 아무리 안좋은 곳을 나왔더라도, 케이싱을 잘하면 뒤집을 수 있는 second chance같은 것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오피스는 달랐다. 아무리 T16 MBA를 나왔어도 학부가 타겟 스쿨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했다. 아주 예외적으로 비 SKY여도 합격하는 경우가 있지만, 내 학부 레벨로는 서류 합격조차 어려웠다.


절망이 기회로 주어지다


이 소식은 정말 나를 무너지게 했다. 이렇게 고생을 해서 좋은 MBA에 왔는데, 13년 전 수능이 아직도 나를 발목잡는 것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13년 간 정말 많이 노력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는데, 서류조차 봐주지 않는 현실에 환멸감도 느껴졌다.

나보다 먼저 한국 오피스를 준비해서 풀타임 오퍼를 받은 선배가 정말 진심으로 많이 챙겨주고 도와주었는데, 서류 전형도 전에 이런 고배를 맞게 되어 함께 많이 아쉬워하셨다.


그러던 차, 영어 연습을 위해 열심히 참여했던 MBB 미국 오피스가 떠올랐다. 커피챗도 꽤 많이 했었고, 여행 겸 갔었던 컨설팅 Trek이 떠올랐다. 학교 컨설팅 클럽에서 Fall Break에 보내주는 Consulting Treck이 있는데, 나는 이전에 보스턴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었어서 단순히 그 도시가 좋다는 이유로 MBB + EY 보스턴 오피스를 방문했었다. 그때도 미국 오피스에 취업할 생각은 없었기에 엄청 적극적으로 나서서 어필하지는 않았었다. 그냥 여행 겸 방문한다고 생각했지, 내가 글로벌 탑 컨설팅 펌의 탑 오피스에 취업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저 방문한다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했었다.


한국 오피스로부터 대차게 까인 때는 이미 10월 말이라 많이 늦은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케이싱 준비를 차근차근 하면 될 수 있다는 선배들의 위로와 조언으로 정신 차리고 미친듯이 준비해 보기로 했다. 11월 중순에 Resume drop을 했었는데, 거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나마 접점이 있었던 보스턴 오피스를 1순위로 넣었다.


그리고 약 이틀 후, Mckinsey 온라인 테스트에 Invitation을 받았고, 잘 봤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잊고 지내던 찰나, 아래와 같이 Interview Inviation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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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가 않아 눈을 정말 비비고 다시 봤다.

네트워킹이 중요하지 않은 Mckinsey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기적처럼 선물로 나에게 인비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와 동시에 한국 컨설팅을 준비하느라 아직 한참 준비가 덜 된 내 자신이 떠오르면서 발등에 불 떨어진 것처럼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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