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입의 시작 : ②기획설계

교암해변 건축일기

농지를 찾는 게 아니라면, 토지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건축의 전제조건이 되는 도로다. 토지의 4면 중에서 2면이 정상적인 도로에 접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으니, 이제 어떤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차례다. 이걸 '기획설계'라고 한다.

기획설계 단계에서 염두해야 할 건물의 속성은 두 가지, 용도와 규모다. 어떤 구조로, 어떻게 지을 지는 지금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상가를 짓기로 했으니, 상가를 몇 평까지 지을 수 있는지만 우선 확인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은 다시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이다.

계획관리지역, 토지이용계획확인원에 나와 있는 용도지역의 명칭이다. 용도지역을 흔히 토지의 계급장이라고 하는데, 기획설계에 필요한 거의 모든 조건이 용도지역에 있다. 용도지역을 확인했다면 이제 자치구(고성군)의 도시계획조례를 찾아본다. 도시계획조례는 특정 용도지역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정하고 있는데,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지 확인했다. (사실, 고성군 건축과에 전화로 문의해도 된다.)

고성군 도시계획조례 @국가법령정보센터

이제 상가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으니, 규모를 확인할 차례다. 규모는 면적과 층수로 결정되는데, 면적은 건폐율, 높이는 용적률에서 정한다. 고성군은 계획관리지역 토지의 건폐율을 40% 이하, 용적률을 100% 이하로 정하고 있다. 즉, 건물의 면적은 167㎡ × 40% = 66.8㎡이 되고, 층수는 (167㎡ × 100%) ÷ 66.8㎡ ≥ 2층이 된다. 즉, 40평 규모의 2층 상가를 지을 수 있다는 뜻.

이제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40평이라고 하지만 화장실과 계단으로 사용될 약 5평을 제외하면 실제로 30평인데, 이 면적이 상가로 사용하기에 적정한 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치수'라는 것이 있는데, 주방 면적은 20%, 4인 식탁은 2평으로 어림잡는다. 그럼, 주방면적 6평을 제외한 24평에는 4인 식탁 12개가 들어갈 수 있다. 물론 동선까지 고려하면 더 줄어들겠지만, 그 정도면 상가로 충분히 가능하다. 주변 식당이나 카페에 테이블이 몇 개 있었는지 비교해보면 된다.

기획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