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 두기
"야, 언제 한번 밥 먹자"
친구와 통화 끝날 때쯤 늘 하는 말이다.
딱히 정확한 날짜와 장소를 정한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반가운 말이다.
물론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 친구와는 잊을 만할 때쯤
식사를 하며 쌓아왔던 근황을 털어놓는다.
연인마다 연애 방식이 다르듯
친구관계에서 있어서도 우정을 돈독히 하는 방법은
각각 다를 것이다.
매달 혹은 매주 약속을 잡는 경우도 있고
(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는 걸 수도 )
몇 주 혹은 몇 개월 연락이 없다가도 문득 생각나서
급하게 만나는 경우도 있다.
정답은 없다.
다만 만나서 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생산적인지,
공감이 가는지, 가식 없이 솔직할 수 있는지에 따라
우정의 척도도 정해지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한 것 같다.
서로의 입장에 이입하기보단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한 시간을 보낸 후 갖는 만남에서
더 진솔한 이야기와 피드백이 오고 간다.
( 물론 개인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다 )
건강한 관계를 위한 적당한 거리 두기.
어쩌면 강박적인 관계 만들기에 익숙해진
현대 사회에 필요한 디톡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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