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을 공부하다 보면 흔히 “하나가 상대성으로 분화되어, 상대성 속에서 다시 자신이 하나임을 알아간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이 설명에는 조금 의문이 남습니다. 만약 본래 경계가 없고 모든 것이 하나라면, 굳이 개체 의식으로 분화되어 다시 하나임을 ‘알아갈 필요’가 있을까요? 그렇게 본다면, 분화될 이유 자체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하나가 상대성으로 분화한 이유는, 각 개체 의식이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유희처럼, 표현과 놀이로서의 삶을 펼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고요.
그런데 영성을 공부하는 사람들 다수가 “전체성을 알아야 한다”라는 목적성에 너무 치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깨달아야만 완성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삶을 그렇게 ‘달성해야 할 목표’로 바라보는 순간,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삶은 본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표현하는 것 아닐까요? 깨달음마저도 목표가 아니라, 삶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하나의 표현과 경험일 뿐이지 않을까요?
의식은 완벽한 화가인데, 자신이 어떤 그림을 그릴지 스스로 경험하기 위해 세상이라는 캔버스를 펼친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