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는 ‘나의 모든 가르침은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한 ‘사성제’를 붓다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으로 봅니다.
그리고 ‘사성제’ 가르침에는 연기법, 중도, 12연기, 무아 등 붓다의 모든 가르침이 녹아 있습니다.
붓다는 괴로움의 반대되는 말을 행복이나 즐거움으로 보지 않고, 평온함을 괴로움의 반대말로 봅니다. 행복이나 즐거움은 일시적인 것으로 결국은 괴로움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삶의 목적이 행복추구라지만 행복은 주어진 상황의 결과물로 스스로 컨트롤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평온함을 추구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불안장애 등 정신적 괴로움 해결을 위해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 상담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체계적 상담을 통해서 괴로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불안감이 대폭 줄어들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신적 괴로움이 본인에 한정된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것임을 알게되면 큰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나, 정신적 고통의 원인을 안다고 불안감이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기 때문에 감정처리, 행동변화, 새로운 사고방식 훈련을 병행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현대의학의 정신적 괴로움에 대한 치료과정과 붓다의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가르침인 ‘사성제’는 놀랍도록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붓다의 ‘사성제’에 대한 통찰이 생기면 왜 괴로움이 소멸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성제’의 각 항목인 고성제, 집성제, 멸성제, 도성제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고성제’는 삶은 기본적으로 괴로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집성제’를 통해서 괴로움의 발생 원인을 알 수가 있습니다
‘멸성제’에서는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원리를 설명해 줍니다.
‘도성제’는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구체적 실천방법을 알려줍니다.
고통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발견하며, 실천하는 과정이 ‘사성제’입니다.
이처럼 ‘사성제’는 형이상학적, 관념적 가르침이 아니라, 경험적이고 실천적인 가르침입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고성제-
붓다는 괴로움에 대해서 이렇게 바라봅니다.
존재의 근본적인 특성이자, 깨달음에 이르는 중요한 출발점
괴로움의 종류는 고고(苦苦), 괴고(壞苦), 행고(行苦) 크게 3가지로 봅니다.
‘고고’란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으로 질병, 늙음, 죽음 등이 있습니다.
‘괴고’는 어떤 상태가 파괴되고 무너질 때 느끼는 고통입니다.
‘행고’는 모든 것이 ‘무상’하여 결국은 변화되는 경우에 느끼는 고통입니다.
괴로움의 종류를 8가지로 보기도 합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괴로움인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4가지 괴로움 (생로병사)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사람과 떨어져야 하는 괴로움 (애별리고)
싫어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야 하는 괴로움 (원증회고)
구하고자 하지만 얻지 못하는 괴로움 (구부득고)
객관적인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아상’으로 인한 괴로움 (오음성고)
모든 괴로움은 오음성고 즉 ‘나’라는 집착, ‘아상’ ‘에고’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모든 만물은 내가 태어나서 세상에 존재한다는 ‘아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괴로움은 존재의 근본 속성으로 각자 각자의 삶 자체가 괴로움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것은 변하고,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 이것이 첫 번째 진리, ‘고성제’ 입니다.
-집성제-
붓다가 괴로움이 발생하는 원인을 찾은 사유의 과정이 12연기 입니다.
(12연기 : 무명 - 행 - 식 - 명.색 - 육입 - 촉 - 수 - 애 - 취 - 유 - 생 - 노.사)
만물에 대한 분별심을 가지고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감촉을 느끼고, 인식 등의 상호작용이 발생하면(식 - 명.색 - 육입 - 촉)
감정이 생기고(수), 욕망이 생기고(애), 집착을 하게 된다.(취)
이러한 관념이 쌓이게 되면 ‘세상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착각이 만들어지고(유)
그래서, 내가 태어나고 늙고 죽는다 라는 망상(생.노사), 즉 괴로움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괴로움이 점차 덩어리로 형성된다고, ‘모을 집’ 즉 ‘집성제’라고 합니다.
여기서 만물에 대해서 인식할 때(촉) 욕망(애) 이라는 각자 마음의 거울로 세상을 인식하게 됩니다. 즉 각자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조건을 결정짓는 것은 각자의 욕망이라는 그물입니다.
이렇게 욕망이 일어나고(애) 여기에 집착하는 것을(취) 괴로움의 발생 원인으로 봅니다.
결국, 고통은 외부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들어 낸다는 점을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멸성제-
괴로움은 결국 욕망하는 것에 대한 집착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은 ‘나’라는 집착, ‘아상’ ‘에고’ 가 근본원인입니다.
‘나’라는 ‘아상’, ‘에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방법, 즉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방법도 12연기의 통찰에서 알 수가 있습니다.
12연기라는 허망한 망상이 일어나는 근본 출발점이 되는 세상의 실상에 대한 무지 즉 ‘무명’을 없애면 됩니다.
‘무명’은 세상이 연기법의 원리로 펼쳐지는데, 이것에 대한 무지를 ‘무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연기법을 깨닫는 것이 괴로움을 완전히 소멸시키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붓다는 연기법과 무상, 무아, 공, 중도 등에 대한 가르침을 끊임없이 이야기하셨습니다.
연기법에 대한 통찰을 통해서 어느 것 하나도 붙잡을 것이 없고, 붙잡을 수도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 연기법, 무상, 무아, 공, 중도 등은 붓다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같은 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성제는 단순히 “세상은 괴로우니 참아라”는 가르침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이해하면, 괴로움 속에서도 자유로울 수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붓다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도 존재한다.”
다음장에서 ‘사성제’중 가장 중요한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
중도, 8정도 등 ‘도성제’ 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