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좋다, 다섯 손가락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울에서 두 시간 반 만에 왔다고 호들갑을 떠는 걸 보니 먼 여행은 아닌 듯해서 마음이 놓였다.
친구들이 나를 찾아 인제에 왔다.
새내기 시절 만난 이 친구들과의 인연은 벌써 40년이 넘었다.
막 어린 티를 벗어던지고 어른 흉내를 내어가며 학교생활을 즐겼던 우리들은 항상 몰려다녔다.
학교식당도, 도서관도, 강의실도, 학교 앞 떡볶이집이나 카페도, 심지어 미팅할 때도 우르르.
뭐가 그리 재미있었는지 깔깔깔.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면서 나의 회사 입사동기를 올케언니로 둔 A가 제일 먼저 결혼했다.
항상 씩씩하고 목소리가 커서 대장노릇을 하더니 이번 여행에서도 자발적으로 운전을 하겠다고 나섰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그저 고마워 했다.
두 아들을 키워서 그런가 날이 갈수록 시원시원한 A의 목소리에 더 힘이 붙어간다.
먼 길 친구들을 위해 힘든 운전을 맡아준 A가 고마웠다.
B는 A와 고등학교 동창이었는데, 우리들 중에서 가장 늦게 결혼했다.
우리 마을 소식을 거의 주민 수준급으로 꿰고 있다.
인제의 열혈팬이다.
C와 D는 학교 때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했기 때문에 남편들이 우리와는 막역하다.
호리호리 깔끔했던 C는 아직도 그 몸매, 그 말투, 그 성격 그대로다.
본인은 극구 아니라고 하지만 남편이 완벽하고 깔끔한 C 성격 때문에 스트레스 좀 받을 거다.
D는 우리들 중에서 가장 출중한 외모를 지녔다.
학교 다닐 때도 가장 인기가 많았고, 산에 올라갔을 때도 모르는 아저씨들로부터 질문 공세를 받았을 정도니까.
그놈의 인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식을 줄을 모르니, 남편은 평생 긴장하고 살꺼다.
40년간 매달 꼬박꼬박 만나는 우리는 함께라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