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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정 Jan 13. 2022

소통에서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를 찍어라 !   

 

발표가 어려운 분들과 처음 수업하는 것이 소통의 기술이다. 특히, 소통 중에서도 나와의 소통이 중요하기에 감정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 나의 감정이 어떠신가요? 1분 안에 7가지 이상의 감정들을 적어보세요.' 라고 물으면, '잘 모르겠어요'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기에 타인에 대한 공감도 어려운 것이다. 

 얼마 전 처음 등록하신 분께 먼저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며 감정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분의 안색이 굳어지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첫인상으로는 굉장이 감성적인 분이라 생각했는데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시는 의외의 모습에 나도 당황스러웠다. 

"감정 표현이 왜 어려우세요? 낯가림이 심하신가요?" 

라고 여쭈어보았는데,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가 사실 중환자실에서 10년간 근무했어요. 10년간 근무하면서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많이 봤죠.

처음에는 마음이 아팠는데 이런 식으로 감정을 이입하니 일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감정을 회피하고 잊고 살아왔네요. "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아팠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많이 힘드셨겠어요.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때 사람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계속 가슴 아파했다면 견뎌내기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감정 표현이 많이 어려우셨군요."

 그분이 어땠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라면 어땠을까?' 감성적인 나는 아마 힘들어서 못 견디고 직장을 그만 두었을 것이다. 그분이 솔직한 이야기를 해 줘서 너무나 고마웠고, 왜 감정 표현이 어려운지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 분이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단지 낯가림이 심해서 그런거라고 단정지었을 것이다. 


 우리가 사람들의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하고,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반성하게 됐다. 그 사람에 대해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는 것은 소통의 큰 장애물이다.

진정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것으로 타인을 판단하며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왜 얼굴 표정이 어두울까? 왜 마음을 제대로 잘 표현하지 못할까?" 궁금증을 갖고 물음표로 다가서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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