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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Jan 09. 2023

이기적인 마음

언제쯤 이별에 담담해질 수 있을까?

희망으로 차오르는 새해의 첫날에 역설적이게도 죽음과 이별 그리고 인생의 무상함에 대해 생각했다. 할머니께서 지난주에 요양원에 들어가셨다고 한다. 빈 집에 덩그러니 계실 할아버지의 마음이 쓸쓸하게 느껴졌다. 이 작은 이별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새까맣게 태우는지, 지난달 남편이 열흘 간 해외 출장을 떠났을 때 고스란히 느껴봤기 때문에, 내 마음도 그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


사람은 당연히 나이가 들면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이토록 당연한 이치를 일상 속에서 계속 되뇌다 보면 모든  허무해지고, 마음은  끝까지 침잠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이 나질 않는다. 끝이 있기에  소중한 삶이라고들 하지만 아직은  사실을 품기에 가진 그릇이 작다. 이런 생각을 하는  보면 내가 아직도 엄마의 죽음을 완전히 소화해내지 못했나 보다. 어쩌면  세상에 사는 내내 소화시키지 못한    어딘가에 덩어리처럼 잔류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는 단순 명료한 진실 때문에 마음이 아픈 까닭은 솔직히 말하면 아주 이기적인 마음이다. 나를 ‘나’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내어주는 존재들이 하나, 둘씩 줄어든다는 생각에 슬픈 것이다. 얼마 전 유튜브 쇼츠에서 아빠가 출근하려 하자 가지 말라며 펑펑 우는 어린아이를 봤다.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 그 아이도 아빠가 출근하셨다 퇴근하는 모습을 계속 접하며 작은 이별들을 연습하는 중일 것이다. 때론 나도 다가올 이별 앞에서 그렇게 목놓아 울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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