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중장년 정책
30대 때는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때로 방향성을 잃기도 하지만 금세 다른 길을 찾아 미래를 설계할 여력이 있다.
40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빠르게 바뀌기 시작한다. 관리자급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인 책임이 커진 만큼, 가정에서 부양의 무게도 점점 무거워진다.
주변을 보면 자녀 교육비 증가와 함께 노쇠한 부모님 돌봄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부모님 간병을 위해 ‘간병퇴직’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4050 세대에게 노후는 ‘언젠가 준비해야 할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하는 문제”다. 다만, 알고 있어도 손을 뻗을 여유가 없다.
의료 발전으로 인한 평균 수명의 연장과 늦은 결혼에 따른 저출산의 결과,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로 가파르게 진입하였다.
4050은 이러한 사회 변화의 가장 큰 직격탄을 받는 세대가 되고 있다. 노부모와 자녀 부양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미래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불안한 세대이다.
스스로를 부모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기대지 못하는 ‘처’음 세대인 ‘마처세대’라 부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중장년 가족의 이중 부양에 대한 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중장년(45~64세)의 39.5%가 노부모와 25세 이상의 미혼 성인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들 이중부양 가구는 가계 소득의 약 18%(월 평균 약 115만 원)을 부양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부양의 부담을 지고 있는 4050 세대는 노후를 준비하기가 어렵다.
AI 확산에 따른 직업 전환과 조기 은퇴의 압박 속에서 노후 준비에 대한 ‘절실함’은 있지만 가족 부양이라는 ‘현실’에 밀려 있는 상황이다. “알고 있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겠다. 부모 병원비와 자녀 교육비 사이에서 노후는 늘 다음으로 밀린다.
「2025 보험개발원(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4050 세대의 90.5%가 노후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실제로 준비가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3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은퇴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 있지 못하는 4050 세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일까?
국민연금연구원의 ⌜제10차(2023년도)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시기 해당자 중에서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경제력을 갖췄다’고 응답한 비율은 5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스로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44.4%에 그쳤다.
4050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이중 부양을 혼자 떠안지 않아도 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유아(아이돌봄지원) - 청년(자립지원) - 노년(통합돌봄)’을 아우르는 생애 전주기 돌봄 체계가 안착되어야 한다.
정부 차원의 생애 전주기 돌봄 지원으로 4050 세대가 ‘돌봄 독박’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경영하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2026년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통합돌봄’은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는데 의의가 있으나,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지자체별 돌봄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단 노인 돌봄 외에도 청년들의 취업과 주거 마련 등 자립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4050 세대가 '돌봄 파산'의 공포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신의 노후를 응시할 수 있다.
중장년이 이중 부양에 쏟아붓는 비용은 그들의 노후 자금이다. 생애 전주기 돌봄 확대는 4050 세대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벌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050 여러분의 골든타임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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