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

일본의 카프카 '아베 코보'의 작품 속으로

by 물들래

엔딩크레디트를 뒤로하고 나오자

당장이라도 입안을 헹궈야겠어

두 시간을 모래의 여자 집에 있었더니

입안은 서걱거렸고 몸은 끈적였어

눈가도 콧잔등도 손톱도 까끌거렸어

온몸에 달라붙은 모래가 떨어지지 않아


곤충채집은 그의 돌파구였을 거야

사람들 사이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거야

자신을 찾으러 올 거라고 한 것은

절대로 찾지 못하리라는 안도감의 표현이었을까

생활의 불편함이 탈출을 시도하게 했을 거야

적응하기 힘든 모래의 집에서 달아나고 싶었을 거야


여자가 싫은 게 아니었을 거야

숙녀도 아니었지만 매춘부도 아니었으니까

그에게 라디오를 사주고 싶어 했으니까

거울과 라디오는 모래의 집 사람을 인간이게 해 줄까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일까

그들은 진정 거울과 라디오를 원했을까, 거부했을까


무수히 탈출을 시도했던 그가

모래의 집에서 7년째 머문 것은

어쩌면 남자가 원한 삶일지도 몰라

그래, 진짜 그가 원한 삶이었을지도 몰라


모래의 여자 집에서도

사계절을 보낼 수 있더라

더 이상 물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거울과 라디오는 없어도 물이 있잖아

그래서 모래의 여자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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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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