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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프릴 Jan 13. 2021

좋은 습관의 힘 - 삶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법


나는 반복적인 것에는 쉽게 싫증을 내는데 특히 비효율적인 것을 보면 바로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한편, 우리의 일상은 반복의 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 끼니를 챙겨 먹는 일, 잠자리에 드는 일부터가 그렇다. 그러니 일상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안 좋은 습관을 버려야 한다. 


좋은 습관이 형성되면 삶의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즉, 큰 노력 없이도 삶이 생산적으로 변한다. 


내가 가진 습관 중 가장 효율이 높은 습관 두 가지는 “감사일기 쓰기”와 “규칙적인 운동”이다. 하나는 마음의 건강을 다루고, 하나는 몸의 건강을 다룬다. 


2012년부터 쓰기 시작한 감사일기는 8년째 매일매일 쓰고 있고, 주 3회 이상 운동을 한 지는 15년쯤 되었다. 무슨 일이든 오래 하면, 몸이 적응하는데 그러다 보면 “하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힘든 상태” 된다. 이 경지가 되면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생산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특히, 습관이 빛을 발하는 때는, 몸과 마음의 상태가 나쁠 때이다. 평소에 좋은 습관을 들여놓은 사람은 인생에서 맞이하는 굴곡을 큰 타격 없이 지나갈 수 있다. 


나는 매년 초에 내가 가진 습관을 점검해 버리고 싶은 습관과 더하고 싶은 습관을 정하는데, 올해 정한 좋은 습관은 매일 매일 비타민 챙겨 먹기, 물 2L 마시기, 잠자리에 들기 전 요가 하기, 성질이 날 때 명상 호흡하기이다.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나는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직문 직설을 즐겨 듣는데 한 질문자가 스님에게 물었다. ‘저는 제가 참 맘에 안 들어요. 여러 번 시도했지만 아직 담배도 못 끊고 있고, 현재 재수 중인데 일찍 일어겠다고 다짐하는데도 늦잠을 잡니다.” 이때 스님이 학생의 말을 끊으며 말씀하셨다. “그냥 살아, 어차피 노력해도 바뀌지 않아". 질문자가 스님의 답변을 맘에 안 들어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습관을 바꾸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해. 죽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바꿔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담배부터 끊어. 주머니에 담배 있지? 나중에 끊겠다고 하지 말고 지금 주머니에 있는 담배부터 버려" 오늘 담배 끊는 것을 못 하면, 재수는 해도 가망이 없으니 그만두는 게 낫다고 덧붙이셨다. 


나는 스님의 말씀이 크게 마음에 와닿았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결정했으면 재고 따지고 하지 말고 “지금, 당장” 바꿔야 한다. 지금 당장 시작할 용기나 의지가 없으면서 습관을 바꾸는 것은 불가하다. 지금 당장 못하면 나중이 되면 더 어렵다. 수년간 해오던 것을 어느 날 그만두거나, 평생 해도 안 되는 것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굉장히 힘든 일이다. 이를 바꾸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아니 어쩌면 한 번 죽고 다시 태어나야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님의 가르침 중에 인상 깊었던 중 또 하나는 전기충격기 요법이다. 욱하는 성질을 가진 남자가 자신의 습관을 고쳐보겠다고 스님께 조언을 구했다. 이번에도 스님은, “원래 사람은 잘 변하니 그냥 살아”고 말씀하신 후, 정말 원하면, 집에 가는 길에 전기 충격기를 하나 사서, 성질낼 때마다 몸을 충격기로 지져보라고 하셨다. 수 년 동안 익숙해진 상태를 끊으려면 오랜 시간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충격 요법을 써서 몇 번 졸도하고 나면 성질을 낼 타이밍에 몸이 “아차" 싶어 성질내는 것을 멈추도록 도와줄 거라고 했다. 타인에게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면서도 종종 가족이나 남자친구에게 성질을 부리는 나 또한 이 버럭버럭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고쳐보고자 스님의 말씀에서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전기충격기까지 시도하기 전에 고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짜증을 낼 때마다 스스로 신체적인 벌을 주기로 했다. 내가 시작한 방식은 버럭할 때마다 3분간 플랭크(일종의 복근 운동인데 정말 힘들다)를 하는 것이다. 10달러 벌금도 더했다. 그래도 안 고쳐지면, 정말 전기 충격기를 구매해 볼 계획이다. 


나는 습관과 관련한 글을 많이 읽는 편인데 이를 통해 깨달은 것들과 직접 시도해 보고 효과가 좋았던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하나. 안 고쳐지는 습관은 “죽을 만큼 고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만큼 간절하지 않다는 얘기다.


달라지고 싶다고 “말” 하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현재의 상태가 견딜만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추구할 만큼 간절하지 않아서이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말하면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은 그만큼 다이어트가 간절하지 않다는 말이다. 몸에 이상이 생겨 건강의 이유로 식단을 조절해야 하는 사람들은, 의사가 심각한 얼굴로 “이렇게 안 하면 죽어요”라고 하면  다 하게 되어 있다. 


내게도 참 안 고쳐지는 것이 있었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겠다고 수없이 시도했지만 늘 작심삼일이었다. 돌이켜 보니 나는 절실하지 않았다. 이게 되겠어? 라는 생각과 함께, 어떤 사람은 타고나길 아침형 인간으로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저녁형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아닌가? 하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그러니 바뀔 리가 없었다. 결국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는 대신 깨어있는 시간을 더 잘 보내기로 목표를 바꿨다. 




둘. “아이덴티티”를 만들면 습관을 만들기가 쉬워진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작가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이라는 책에서 “아이덴티티에 기초한 습관”을 설명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인지가 생기면 그와 관련된 습관을 만들기가 쉬워진다. 오래전에 나는 “나는 달리기 하는 사람 ‘달림이’다”라고 내 정체성을 세웠다. 달리기 하는 소녀의 이미지를 발목에 타투로 새기기까지 했다. 평생 달림이로 살겠다는 일종의 다짐이었다. 이렇게 정체성을 세워 놓고 나니, 종종 몸이 거부할 때도 “나 달림이잖다"라는 생각을 하며, 운동화 끈을 묶는다.


클리어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정의하고 그 모습에 걸맞은 행동을 하다 보면 어느새 그 모습에 가까운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반대의 예시도 들어보겠다. 


나는 “길치(길 찾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어렸을 때는 이것이 스트레스라 고쳐보려고 했는데 언젠가부터 내가 길치임을 인정하고 “나 길치야"라고 주변에 선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은 나의 정체성이 되었고, 나아지려는 노력 또한 멈추게 되었다. 노력을 안 하니 앞으로 길치의 늪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없다. 


종종 남들이 보기에는 날씬한데 본인은 살이 쪘다고 생각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가 있다. 때문에 남들이 아무리 “너 살 안 빼도 될 것 같아"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그 사람은 자신이 세운 자신의 정체성에 비추어 현재 모습이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그 사람은 날씬한 몸으로 평생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도 파워풀하다. 




셋. 실행은 단순해야 한다 - 5, 4, 3, 2, 1 룰을 적용하라 


“5초의 법칙 (The 5 Second Rule)”의 저자 멜 로빈스(Mel Robbins)는 삶의 바꾸는 방법으로 “5초의 법칙”을 제안한다. 목표에 따라 행동하고 싶을 때, 로켓 발사 장면처럼 5, 4, 3, 2, 1을 마음속으로 세고 바로 실행에 돌입하라는 조언이다. 


운동해야지 하고 운동복을 갈아입고도 어찌어찌 하다 보면 5분이 금세 지나 있다. 잠깐 누워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사이에 50분이 지나기도 하고, 점심 전에 운동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다섯시간이 지나 해가 저물고 있는 경우도 생긴다. 멜 로빈스가 말하는 “5초의 법칙”이란 딴생각이 들기 전, 5-4-3-2-1을 세고 바로 행동하라는 것이다. 즉, 뇌가 변명할 여지를 주지 말고 당장 시작하라는 것이다. 


모든 변화는 비로소 내가 행동할 때 일어난다. 그런데 “행동”을 하려면 이 “시작” 허들을 넘어야 한다. 5초의 법칙은 이 허들을 쉽게 넘게 도와준다. 


사실 나는 오래전에 비슷한 룰을 가지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한창 공부할때, 나는 침실 천장에 마커로 1-2-3을적어 놓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정면 천장에 1-2-3이라고 적힌 숫자가 보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침대에서 나왔다. 뒤척이기만 하면서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나만의 비책이었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한 침대를 벗어나는 것이 참 어려운데, 1-2-3 숫자가 눈에 들어오면 나는 어느새 하나, 둘, 셋을 외치고 있다. “아 추워. 일어나기 싫어”라는 생각이 들기 전 그렇게 벌떡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열심히 살았던 고교 시절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넷.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대체해라. 


무언가를 새로 새로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하던 것을 멈추기도 어렵다. 그래서 행동 심리학자들은 나쁜 습관을 끊고,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이 둘을 따로 생각하지 말고, 기존 행동을 새로운 행동으로 대체하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내 경우 커피를 정말 많이 마시는데, 언젠가부터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몸은 피곤한데도 밤에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때문에 오후 3시 이후에는 커피 대신 차를 마시기로 했다. 커피 생각이 날 때마다 차를 마시기 시작했고, 피곤한데도 잠들지 못하던 불면 상태가 크게 개선되었다. 




다섯. 습관이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 21일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습관의 한계선을 넘을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현재의 습관은 수백 번 수천 번을 반복하면서 내 안에 내재하여 있는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습관 역시 그만큼의 반복이 필요하다. 뇌가 익숙해질 만큼에 충분히 반복해 더이상 생각없이 그 행동이 나올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습관이 만들어지기까지 21일 걸린다고 말한다. 이 기간에는 온전히 나의 의지력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른다.


처음 “감사일기”를 접했을 때, 당시 나는 우울증 증세를 겪는 중이었고, 오래된 무기력한 상태를 벗어나고자 뭐라도 해 볼 태세였다. 속는 셈 치고 21일만 해 보자는 생각으로 감사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8년째 쓰고 있다. 내게 생긴 모든 긍정적인 변화는 감사일기 습관이 만들어진 그 첫 21일 덕분이다. 그러니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첫 21일만 한번 버텨보는 것으로 목표를 세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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