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성장을 응원하고 행운까지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되기
“좋은 사람”이란 내가 반짝반짝하는 걸 응원해 주는 사람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빛도 존중해 주고, 타인에게 좋은 일이 생길 때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 줍니다.
어느 익명 게시판에 읽고 캡처해 놓은 내용인데 “내가 반짝반짝하는 걸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는 말이 너무 예뻤다. 나는 타인의 성장을 응원하고, 흔치 않은 행운까지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질투는 인간이 가진 가장 파워풀한 감정 중 하나이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질투란 “타인의 행복을 슬퍼하고 반대로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도록 인간을 자극하는 한에서의 미움이다"라고 하였다. (출처: 강신주의 감정수업 303쪽)
누구도 질투라는 감정에서 100%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이 감정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이 감정은 나를 해하기도 하고 나를 키우기도 한다.
나만 뒤처지고, 남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남들은 쉽게 성공한 것처럼 보일 때, 우리 안에는 소외감, 열등감, 박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는 나를 해하는 질투이다. 기본적으로 질투는 부정적인 감정이라 지나치면 내 기분을 망치고 심해지면 물리적 통증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더 큰 실은 자칫 잘못하면 이 감정이 우리를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타인 종속적으로 변한다. 남의 불행에서 기쁨을 찾고 위로를 받는 삶은 참 슬프다.
반면, 이 질투라는 감정을 잘 활용하면 내 안에 숨은 욕구를 찾아내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말이다.
시기는 열등감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Envy is a declaration of inferiority.)
- 나폴레옹
나폴레옹이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우리는 보통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시기와 질투를 한다.”고 알고 있다. 질투가 센 편인 나는 동시에 높은 자존감을 갖고 있다고 믿기에 이 전제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강신주의 감정수업"이란 책에서 흥미로운 구절을 발견했다.
질투는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을 때 드는 감정이다.
- 강신주 [강신주의 감정수업]
작가에 따르면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을 때” 질투심이 생긴단다.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줘야 할 연인이 타인에게 관심을 둘 때, 남이 나 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질투의 감정을 느낀다.
그러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시기와 질투를 한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내가 주인공이 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믿어야 질투라는 감정도 발현될 테니까 말이다.
문제는 자존감이 아니다. 우월감이다. 자존감과는 달리 우월감은 타인과 비교를 통해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감정이다. 그러니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면 이 우월감은 금세 열등감으로 바뀐다.
현명한 사람은 누군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때문에 자신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는다
-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질투를 통해 괴로워하기보다는 이 감정을 나의 성장의 자양분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질투의 감정은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대해 보여준다. 때문에 내 부족한 점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빛을 존중해 준다. 이들은 타인이 “반짝반짝”이는 것을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때문에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이들 성공한 사람들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자신도 성장한다.
고백하건데 나는 질투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그 감정이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끔 나를 채찍질해준 원동력이었다. 나는 어쩌면 아이 때부터 그 감정을 잘 활용하면,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게으름이 엄습할 때면 나는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의 블로그, 소셜미디어 계정을 훔쳐보곤 한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샘은 나지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극을 받는다. 그 자극은 나를 성장시킨다. 때문에 나는 내 질투심을 자극하는 사람들 곁에 있는 것이 좋았다.
우리는 좀처럼 거리가 먼 타인에게는 질투심을 느끼지 않지만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자주 질투의 감정을 느낀다. 네가 나랑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 나보다 네가 잘나간다는 감정이 일어서이다. 나도 그랬다. 우리는 옆자리 친구와 경쟁을 부추기는 환경에서 자랐다.
그러다가 해외에 나와 살며 크게 바뀐 것이 있다. 생판 모르는 사람보다는 나는 내가 아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 더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데 내 옆자리 사람과 경쟁해 이기면 뭐하겠는가. 내 나라가 잘 살아야, 내 주변이 잘 돼야 내게도 콩고물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우물 안 개구리, 구닥다리 사고방식이다.
나는 내게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더 많았으면 좋겠다. 내게 에너지를 주는 멋진 사람들은 곁에 벗으로 삼고 경쟁은 세계를 무대로 하자.
평소에는 꽤 단단하다고 믿는데도 마음이 여유롭지 않고 어수선할 때엔 내 자존감도 혼란을 겪는다. [자존감 높이는 법 ] 토픽은 다음 챕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