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때때
부산의 봄에는
바다의 바람과
땅끝의 이별과
항구의 시작이
담겨있다.
어느 곳보다
이른 만남에
설레는 부산의 봄
바다의
짠내 가득한 햇살이
대지에 녹아들면
움츠러 들었던
산수유 꽃망울이
눈치를 보다 이내 웃는다
오늘같이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곳곳에 숨어있던 산들은
슴슴한 빗물에 금세 취해
깊은 잠을 이룬다.
나도 어느새
슬며시 창을 열어
봄을 노래하는
봄비의 재잘거림에
기분 좋아
오래간만에 넉넉한 밤이 된다.
그렇게
부산의 봄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