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상민 Aug 05. 2022

그래서 우리는 논다

늘벗이야기

그래서 우리는 논다.


 <노는게 젤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 이것은 비단 뽀로로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것은 나의 10대, 20대 시절의 삶을 한줄로 요약하는 말이었다. 친구들과 만나고, 여행가고, 운동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았다. 그런데 요즘 잘 놀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며 놀라고 있다. 놀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졌다. 그리고 돌아봤다. 나의 과거의 사진들을 보니생기 가득, 활력 넘침, 즐거움 가득함이 느껴지는 사진들은 대부분 놀고 있는 사진이었다. 사진속에 놀고있는 내가 부러웠다.

인간을 설명하는 단어 가운데 생각하는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가 있다. 그런데 인간을 설명하면서 <루덴스>라는 단어에 집중한 문화학자가 있다. 바로 요한 하위징아이다. <루덴스>란 놀이를 의미하는 라틴어다. 그는 놀이가 인간의 역사를 발전시켰으며, 지금도 경제, 사회, 문화,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하며 말한다.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다. <호모 루덴스> 즉, 그가 말하는 인간답다는 것은 “놀줄 아는 존재.”라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성경에서도 인간을 남녀노소 노는 모습에 대해 예언한 부분이 있다. 바로 스가랴서 8장 4절에서 5절이다. 이 부분을 잘 묘사한 현대어 성경 번역을 통해서 보면 다음과 같다.


 “온 세상의 주인이신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은 끝없는 번영과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백발 노인들이 다시 지팡이를 짚고 길거리에 돌아다니며 거리마다 뛰노는 어린아이들로 가득 찰 것이다.”



스가랴 선지자는 예루살렘의 끝없는 번영과 평화 즉 샬롬의 시대가 왔을 때 이루어지는 모습이 바로 남녀노소 노는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완전한 하나님 나라가 이땅에 임할 때 온세상이 회복되어 노인들이 평화롭게 거리에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두런두런 담소를 나눌것이고, 어린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기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기독교는 놀이를 나눠주던 종교였다. 최초로 공을 통해 노는 야구를 알려준 YMCA 소속 질레트 선교사님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후 황성기독청년회를 통해 축구, 농구, 배구등이 확산되며 공으로 노는 방법을 나눠줬습니다. 해방과 남북 전쟁이후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서도 각종 집회를 통해 복음 전도는 물론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활성화 시켰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의 교회에서 함께 놀며 만나는 하나님에 대한 부분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유진 피터슨의 영성에 관해 쓴 <현실, 하나님의 세계>에서 그는 우리의 삶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삶은 하나님과 벌이는 놀이(PLAY)이다.” 그는 우리의 삶의 수많은 곳에서 하나님께서 놀이하고 계시고, 그 놀이에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초대하고, 참여하길 원하신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놀이의 중요한 부분을 설명하는데 바로 강제성이다. 놀이에는 강제성이 없다. 놀이가 강제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놀이의 기쁨과 자유는 깨지기 마련이다. 놀이는 초대와 참여로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놀이로 부터의 초대에 참여하고, 그것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와 함께 놀이해갈 , 우리의 삶과 신앙은 보다 즐겁고, 풍성해져   있다. 우리는 공동체 지체들과 함께 놀아야한다. 교회 지체를 향한 정체성이 동역자로만 끝나서는 안되고, 함께 노는 친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늘벗교회는 8 한달을  노는  달로 보내려 한다.



첫째 주일엔 < 여름밤의 >이라는 주제로 예배후 바로 윷놀이, 랜덤게임, 보드게임을 하며 실컷놀고, 다함께 치킨 파티를 열어 먹고 대화하며 꿀잼의 밤을 보낼 예정이다.



  번째 주에는 <레크진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장진 전도사님의 레크레이션이 이루어질 것이다. 여름 수련회때 얼마나 재밌고 즐겁던지 정말 우리의 마음이 Re(다시) Creation(창조) 새로운 힘이 나던 시간이었다.



세번째주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하신 음악으로 함께 놀아보려고 한다. 공동체 음악놀이를 배운 분을 초대해서 함께 음악을 누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마지막주에는 다함께 미술관으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현재 부산 미술관에서 “모든 것은 서로를 만들어 나간다.”라는 주제로 전시되고 있는 미술작품들을 실제로 보고 느끼면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도 모든 것을 통해 우리 교회와 우리의 신앙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시간을 통해 발견해볼 생각이다.


우리는 한달간 놀 것이다. 삼위 일체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춤을 추며 서로의 관계속에서 사랑을 누리고 영위하는 모습을 닮아가고, 따라갈 것이다. 이번 한달이 우리 늘벗교회 지체들에게 즐거움과 누림의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가 놀이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함께 놀기를 원하고 계시는 하나님과 매일의 삶을 함께 누리는 삶으로 나아가는 한걸음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늘벗교회 첫수련회 소감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