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시대-책읽기>
세상에 있는 수많은 책 중에서 ‘영혼을 뒤흔드는 책’, 또는 자신에게 맞는 책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요? 다시 오오에 켄자부로오의 글을 빌려봅니다. 오오에 켄자부로오는 『새로운 사람에게』에 실린 「젊은이가 알고 있다면! 나이 든 사람이 행동할 수 있다면!」이라는 글에서 자신의 독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책을 한권 읽습니다. 재미있으면 그 저자가 쓴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갑니다. 그러는 동안 내가 매력을 느끼는 분야에서—예를 들면 프랑스 소설가의—다음에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다음, 다음으로 읽어나가면, 종착역은 아니어도 언제고 도착 지점은 다가옵니다.(138면) 이 글에서 그는 앞서 말한 어머니와의 일화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그가 공민관에 있는 책을 다 읽어치우고는 이제 마을에는 읽을 책이 없다고 하자 어머니는 그를 공민관으로 데리고 가서 책꽂이에서 책을 하나하나 꺼내서는 그 책에 뭐라고 쓰여 있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변변한 대답을 하지 못하자 ‘너는 잊어버리려고 책을 읽었느냐?’ 하고 나무랐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그는 책을 한권 읽을 때마다 공책이나 카드에 무엇을 읽었는지 적는 습관을 들였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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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왕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계속 읽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김영란 <공부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