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생각>
살다 보면 ‘저 사람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부터 그와는 정반대로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나에게 용기와 살 만한 힘을 주는 사람까지,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하지만 ‘왜 저럴까?’ 생각이 들 때는 아무래도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겠지요. 이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씁쓸함이나 당혹감을 느끼고, 망치나 칼로 공격당한 것 같은 아픔에 몸부림치는 등 고통으로 괴로워합니다.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자책해 보기도 하고, 그 사람을 원망하거나 복수를 다짐해 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런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이유는 작동의 원리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고요.
이런 가정을 해 봅시다. 자동차가 자주 고장 나서 속을 썩이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차를 팔아 치우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고, 계속해서 그 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면요? 결론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매뉴얼을 꼼꼼히 그리고 자주 꺼내 읽고, 주위에 차를 잘 고치는 믿을 만한 정비 업소를 알아 두는 것입니다. 여기서 잔고장이 있어도 다른 차로 바꿀 수 없고, 살아가는 한 계속 타야만 하는 자동차가 바로 나의 ‘마음’과 ‘생각’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마음과 생각에 관한 매뉴얼을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심리학을 초·중·고교 정규나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자는 단순한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의외로 나와 타인의 마음과 행동의 이유를 배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 아닌가요? 살아가면서 가장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그들과의 관계인데, 그 원리와 해결책을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으니 말입니다.
- 김경일 <타인의 마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