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겨울에 혈압이슈가 생겼다. 건강이라는 게 단숨에 나빠지는 것일 리가 있나. 여러 가지 팩터들이 뒤섞여 있다 보니 있을 수 있는 이슈였지만, 여러 진료과가 걸쳐있는 문제라 놓쳤던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내 메인 진료과는 갑상선 수술 이후 이관된 내분비내과라 혈압약도 내분비내과 선생님이 최종 결정한다. 문제는 의료대란 덕분에 3차 병원은 예정된 예약을 변경하면 진료가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해가 지나 여름이 되면서 혈압도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고, 재작년에 크게 난동이었던 호르몬도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확인되어서 다시 체중조절에 돌입했다. 체중이 감소하자 혈압이 같이 뚝뚝 떨어졌다. 어엇! 이게 비례하는 거였어? 한 달 정도 지속하자 정상혈압을 지나쳐 기립성저혈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힘들어서 임의로 약을 중단했다. 물론 임의로 중단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안다. 내분비내과에는 한 달 후에 예약이었다. 급히 심장내과를 찾아야 했다.
심장내과를 방문한 날, 평소와 다르게 식은땀이 났다. 여름의 건강검진 결과에서 궁금했던 것도 문의해야 해서 잔뜩 긴장했나 보다. 혈압을 쟀는데, 평소보다 높았다. 기립성저혈압 어디 갔어! 각종 검사결과 혈관나이는 내 나이와 비슷하게 노화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지만 관리는 해야 하고, 심장박동은 느려서 서맥인 것은 맞지만, 역시나 큰 문제는 없으니 관찰하면 된다고 했다. 혈압은 매일 측정해서 기준점을 넘으면 약을 복용하라고 알려주셨다. 하지만 긴장이 계속되었나 보다. 며칠간 올라간 혈압이 떨어질 줄 몰라서 약을 계속 복용했다.
예약날짜에 만난 내분비내과 선생님이 약의 용량을 반으로 줄이자고 했다. 곧바로 마음이 포근해졌다. 혈압이 다시 정상적으로 안정화되었다. 물론 또다시 기립성저혈압이 나타나곤 하지만 이제는 마음 편하게 받아들인다. 약복용을 하루정도 쉬고, 잠깐 누워서 쉬다가 음식을 충분히 먹는다. 내 몸의 긴장을 조절하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마음을 편하게 갖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