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에는 학급 임원이나 학교 임원을 잘도 했는데, 언제부턴가는 나서서 무언가를 하는 걸 가능한 하지 않게 되었다. 대학 신입생일 때만 해도 학과 활동도 열심히 하고 동아리 활동도 꽤 열심히 했었다. 대학원 동기언니의 말에 의하면 나 같은 '하고잽이'도 흔하지 않다고 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 귀찮다기보다는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맞춰가는 일에 있어서 피곤한 일이 쌓이면서, 굳이 사서 일을 더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학부모가 되면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입학식에서부터 리더를 기르는 교육을 한다고 했다. 리더는 규모와 관련 없이 조직이나 단체에서 목표나 목적, 즉 일의 올바른 방향을 향해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팀원에 대한 결정의 책임을 질 뿐 아니라 집단과 외부와의 조정의 기능 역시 해야 한다. 또한 리더에게 부여되는 책임감을 제대로 발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권한도 주어진다.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학급 임원을 직접 선출하는 2학년부터 학급 임원이 되고자 자원하는 아이들이 반에서 반이 넘었다. 한 반에 인원이 서른 명이 될까 말까 한 정도이니, 선거를 해서 서너 표를 얻으면 선출이 되는 구조였다. 그렇게 선출이 된 아이들은 리더로서 한 학기 또는 한 학년을 봉사한다. 리더의 의미를 알고 역할에 대해 배우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궁금했다.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 리더에게 주어지는 권한을 잘못 사용하면 권위적이고 독단적이게 될 수도 있다. 다수결에 의해 선출한다고는 하지만, 정원의 10% 남짓한 인원의 득표로 선출된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거나 리더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일은 드물어 보였다.
코칭과정을 하면서 몇 번의 워크숍을 준비했다. 각 기수별로 리더를 정해야 했다. 우리 기수에서는 매주 스터디를 하다 보니 가장 열심히 참여하던 나와 다른 선생님이 리더와 부리더가 되었다. 사실 워크숍 이전에도 스터디를 주관하고 있긴 했다. 대표님이 리더방에 올려주는 전달 사항을 전달하고 팀원의 일정을 조율한다. 공부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흔쾌히 할 수 있었다. 리더는 방향을 제대로 알고 길을 열어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 팀원 모두와 함께 가는 길을 발맞추어 가는 것이다. 서로 다른 속도를 조절해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