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by 물빛

운동을 시작하면서 깊이 들이마시고 오랫동안 내쉬는 호흡을 배웠다.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알고서 처음 시작했던 것이 요가 개인 수업이었다. 선생님은 호흡이 중요하다며 알려주셨고, 몸이 무거워져서 힘들어진 나는 호흡을 제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평온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호흡에 집중했다.

호흡을 배운 것은 일상에서도 유용했다. 깊게 들이마시고 오랫동안 내쉬는 것은 언뜻 보기에 한숨과도 비슷하다. 마음이 불편한 일이 생기고 병원에 다닐 일이 많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는 일도 빈번히 있었다. 한숨을 쉬는 것은 나쁜 일인가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하지만, 한숨을 쉰다는 건 힘든 일이 있음을 내포한다.

유난히 마음이 여린 둘째는 나를 보고 있다가 “엄마 왜 한숨을 쉬세요?”하고 물을 때가 있다. 몸이 힘든 날은 피곤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어떤 날은 “엄마 한숨 쉰 것 아니야. 그냥 길게 숨 쉰 거야. 긴 호흡법 알지?”하고 둘러대곤 했다.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되는데, 왠지 아이에게는 마음이 힘든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어느 날 친구가 ‘이하이’라는 가수의 ‘한숨’이라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로 끝나는 이 노래는 가수의 매력적인 음색이 더해져서 아주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었다. 숨을 크게 쉬는 것. 그것은 호흡일 수도 있고, 인생의 무거움을 담은 한숨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건 무엇이 중요한가. 들숨날숨을 통해 마음이 평온해지고 위안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 아닐까.

나는 여전히 한숨을 자주 내쉰다. 가슴을 옥죄듯 숨을 못 쉴 것 같던 일도 지나가고, 마음이 아릿하던 일도 지나갔다. 멈추어 있을 것만 같은 순간도 어느새 흘러간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길게 내쉬어보자.

나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점점 선명해진다. 손을 내밀어 소중한 존재만 잡아도 괜찮다. 깊이 숨을 고르고 토닥토닥 그를 안아주자. 이미 잘해오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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