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라면 히어로물 영화가 떠오른다. 디즈니나 마블코믹스에서 나오는 히어로물들은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기술력이 더해져서 주인공이 아주 멋져 보인다. 그들은 엄청난 재력과 능력으로 인류를 구하고 지구를 구하고 우주를 구해낸다. 다 보고 나면 스토리가 너무 단편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내가 주인공과 함께 세상을 구한 듯한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더 몰입하게 되고,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며 응원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영웅은 사회의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거나 그 가치를 대표할 만한 사람을 이른다. 위인전에 수록된 역사적인 인물들이나 김연아 선수처럼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이들을 영웅이라 부르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는 영웅이라 할 법한 이가 없는 걸까?
아주 가끔이지만 현실에도 뉴스에 등장하는 영웅들이 있다. 큰 사고가 있을 때 자신을 던져 시민을 구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때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소시민이다. 대신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대다수가 어찌할 바를 몰라 쭈뼛거릴 때 타인을 돕기 위해 나서서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들이 히어로물의 주인공과 다른 점은 영웅이 되려는 마음가짐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호의에서 행동을 한 것이고 특별한 능력을 발휘해서 타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더욱 대단하고 멋지다. 영웅이라 칭송받아 마땅한 일을 했음에도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기에 영웅으로 추켜올려지는 것을 쑥스러워한다. 그리고는 다시 아무 일 없는 듯 꿋꿋이 일상으로 돌아간다.
일상을 차곡차곡 살아간다는 것이 큰 가치가 된다는 것을 몇 가지 일을 겪고 나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매일 똑같아 보이는 날들 속에서 부단히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솎아내며 살아간다. 순간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윤리적인 선택이나 올바른 선택을 하며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타인에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가치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 안의 영웅을 기르는 과정은 바로 그 일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