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딸이 결혼식을 했다. 반짝반짝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신랑이 함께 버진로드를 걸어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얼마 전 조카의 결혼식에서 결혼식의 모습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이 결혼식이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신부가 아주 씩씩하다는 것이다. 크고 담대한 목소리로 주례를 맡은 목사님의 말씀에 확신 있게 대답하고 있었다.
언니는 둘째를 낳고 나서 알게 된 분이다. 주말부부인 것을 알고는 종종 먹거리를 챙겨 집에 오시곤 했다. 아이와 놀아주기도 했고, 혼자서는 밥도 잘 못 먹는다며 일부러 밖으로 불러내기도 하셨다. 복 받는 일은 스스로 한다고 하지 않던가. 늘 단정한 차림에 말도 조용조용하고 예쁘게 하는 분이었다. 아이들이 크고 행동반경이 달라지면서 이전만큼 자주 보기가 어려웠었다. 연말에 우연히 보게 되었을 때, 예의 그 환한 얼굴로, "어머, 좋은 소식 전하려고 이리 마주쳤나 보다." 하면서 결혼 소식을 전해주었었다. 꼭 밥 먹고 가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예식 시간도 그렇고, 남편도 근처까지 함께 갔던 터라 식만 보고 서둘러 나왔다.
예쁜 신혼부부를 보고 잘 살라고 복을 빌어주어서일까. 꽤 바람이 부는 날인데, 남편이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맥주 한 캔을 사서 이리저리 각도를 맞춰가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생각보다 내가 빨리 나왔던지, 보자마자 놀란 얼굴로 "와이프야!" 하며 싱긋 웃는다. 어쩌면 내 복을 내가 못 본 척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복은 삶에서 누리는 행운이라고 한다. 살다 보면 세상 모든 복은 나만 비껴가는 것 같은 때가 있다. 그 순간에서 나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허탈할 만큼 웃음을 주고, 같이 맛난 걸 먹자고 손 내밀어주고,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이들 덕분이었다. 복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 스스로 복 짓는 사람들이다. 사람으로 힘들어지는 인생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으로 행복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내게 복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 보면 내 덕에 행복해지는 이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