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음식 이야기
1.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음식
한때 인터넷에 유행하던 질문이 있다.
“죽기 전에 꼭 먹고 싶은 음식은?”
사람들은 저마다 대답했다.
어릴 적 할머니가 해준 된장찌개,
어느 여행지의 길거리 음식,
아니면 파인다이닝에서의 어떤 코스.
그 질문에 한 랍비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죽기 전인데 무슨 음식을 먹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음식보다 더 중요한 건, 질문의 방향이라는 것.
‘무엇을’보다 ‘왜’, 그리고 ‘어떻게’에 집중하는 태도.
나는 이런 상상을 해본다.
죽기 전 마지막 식사.
음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누가 만들어 줬는지,
어떤 공간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며 먹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결국 ‘죽기 전에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물어보는 질문에 가깝다.
지나온 삶에 따라 마지막 날,
그날의 식탁은 차려질 것이다.
2. 같은 음식, 다른 기억
샤브샤브와 우나기(장어)
같은 장소, 같은 메뉴.
하루는 즐겁고
다른 하루는 그렇지 않다.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인데
어떤 기분,어떤 마음으로 먹느냐에 따라 음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건 단순한 플라시보가 아니다.
몸은 칼로리를 계산하지만
마음은 기억을 저장한다.
맛은 순간을 기억하지만
마음은 영원히 남는다.
값비싼 식사라도
싫은 사람과 먹으면 체할 것만 같다.
소박한 보리밥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먹으면 평생 기억에 남는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3.차에 깃든 세상의 비밀
요즘은 커피는 바쁜 일상을,
차는 여유와 느림을 상징하는 것 같다.
늘 어디론가 달리는 두 다리와 손에서 커피를 내려 놓고
종종 차를 마신다.
차 한 잔을 마실 때 그곳에 깃든 작은 우주를 느낀다.
씨앗을 뿌리고 기르고 채집하고 손질하고
차를 끓이는 손길,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기다림의 시간 속에 담긴 고요한 품격.
느림은 미개하지 않다.
오히려 어떤 문명보다도 ‘존재 그 자체’로 빛나고 있다.
차는 물질이자 영성이다.
사랑이며 저항이다.
느림 속에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나는 차를 마시며
정치적 해석도, 낭만적 이상도
모두 잠시 내려놓는다.
다만, 그 시간만큼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