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두려운 팀장님에게
무엇인가를 정의 내린다는 것은 관점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를 찾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그냥 사전적 의미에 머무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팀장을 검색하면 이렇게 나오더라고요.
‘Team長. 영어와 한자가 결합된 합성어’이다. 수직적 구조를 타파하고 수평적인 의사소통과 업무를 위하여 만든 팀의 책임자이다. 직급(계급)보다는 직위(위치)에 가깝다. 팀장이 어느 직급인지는 기업마다 다르다. 실장이나 본부장과 섞어서 쓰기도 한다.
팀장이 된 경우에 팀장의 의미를 검색해 보고, ‘아하 나는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된 거구나~’라고 생각할까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우선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전을 찾아보고 이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팀장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팀장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필요한 모습을 발견하는 것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우연히 ‘실패’라는 단어도 찾아보게 되었어요.
검색해 보니까,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이라고 나오더라고요.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일을 했는데, 그것을 잘못했다는 의미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패를 했다는 것은 뜻한 바, 즉 이루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것, 그것을 얻기 위해 시도했다는 것,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어 보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살면서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 아닐까요? 기대하는 바를 꿈만 꾸거나 소망으로 마음속에 간직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것을 위해 움직였다는 것은 박수치고 응원할 일이 아닐까요?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아쉽지만, 결과는 나의 노력과 무관하게 좋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고, 원하는 바를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어쨌거나 그 뒤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난 꿈이 있었어’가 아니라, ‘난 시도해 봤어’라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면, 시도해 본 것이 내 삶에서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으니까요. 잘 살고 싶다는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잘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시도하고 움직인다는 것은 삶을 경험으로 채우는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였는데 실패하는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다를까요? 지금 그 순간에는 상사에게 질책을 들을 수도 있고, 평가에 안 좋은 결과가 있을수도 있겠지만…(너무 갔나?) 긴 호흡으로 본다면 그것이 인생을 망치거나 회사를 망친 것이 아니라면, 목표를 조정하고 다시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무엇인가를 완전하게 망하게 하는 실패를 한다는 것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많을까요?
미우새에 나오는 이상민을 보면서, 저렇게 크게 실패했는데도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면 주변에서 살아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인생이구나.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저렇게 크게 힘들어질 수 있는 확률이 나에게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니까. 대박 망할 확률이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소시민… 대박을 꿈꾸지는 않더라고요. 그럼 실패의 (상대적으로) 사이즈도 작지 않을까요?
실패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 목적과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현실적이지만,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것.
실패를 한다는 것은 내가 뜻하는 바가 있다는 것,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방법을 찾아보는 것, 더 배우거나 누군가를 만나야 함을 알게 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확인하는 것, 실패라는 경험이 생겼다는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엄청 노력하면서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패해보지 않으면 일어나는 힘을 키울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못 타는 것처럼 말이죠.
실패를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의 경험은 내가 다시 일어나는 힘을 만들어 주는 동력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잡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