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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a Sep 09. 2015

판교라이프

잘 지내나요, 전 잘 지냅니다


판교 생활, 이제 곧 한 달


아홉 시쯤 390번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 텅 빈 사무실에 남들보다 30분여 먼저 도착한다. 내가 부지런해서 혹은 새로 온 팀에 적응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출근시간 가까이 버스 타면 자리 없을까 봐서-라는 게 이유. 사람들이 올 때까지 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좀 하다가 열 시 반부터 열한 시 조금 넘게 두 번의 스크럼을 하고, 열두 시 반이 되면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어딜 갈까요? 이런 고민 안 할 때가 좋았지. 7,000원에서 15,000원까지, 이젠 익숙해져서 부담스럽다고 딱히 느껴지지 않는 점심을 먹고 나오면 북적북적 저마다 다른 사원증을 목에 건 직장인 무리가 가득이다. "아, 여기 판교였지" 새삼 깨닫는 순간.


저녁엔 운동을 시작했다. 고작 세 번 갔지만, 떨어지지 않을까 잔뜩 떨면서 해먹에 대롱대롱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이 꽤 재미있다. 집에서 네 정거장쯤 전인 정자역에 내려 센터까지 걸어가는데 가을바람이 선선해서 기분 좋다. 평일엔 저녁과 술을 건너뛰는 대신 주말엔 맘껏 먹기로 결심했는데 벌써 몇 번이나 깨져버렸다.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오십일의 기적을 만들어 볼 테다!라고 결심했는데 과연..


엄청 파랑파랑한 가을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요즘은 날이 좋은 가을이라 제주가 생각보다는 덜 그립다. 제주 하늘 누가 따라가겠냐만 여기도 맑고 구름이 예쁜 날도 있으며, 아직까지는 너나없이 비슷한 유리창 건물들도 북적북적 사람들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집 앞도 회사 앞도 대로라 답답함을 덜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문득 근고기도 먹고 싶고 함덕 바다도 보고 싶고 사람들도 보고 싶고 그러네. 원래 다 지나고 나면 그리운 법이죠.


그래도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하고 아직까지는 그동안 해왔던 일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 힘들지 않지만, 어떤 일이든 적응기는 필요한 모양이라 붕 뜬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얼른 내 몫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하)


여튼 사람사는 곳은, 직장이라는 것은 어디서든 다 똑같더라는 결론입니다. 헤헤, 다들 잘 지냅시다. 다음에는 좀 제대로 된 글을 남겨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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