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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Dec 10. 2020

'조제', 삶을 선택하다

지난달에 우연히 '조제' 영화 예고편을 봤어요.

저도 모르게 눈길이 가더라고요.


일본 영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언뜻 스쳤고,

리메이크인가 했어요.

맞더라고요.


오래전에 본 영화라 내용도 자세히는 기억 안 나지만

뇌리에 강력히 박힌 주인공 모습과

언뜻 기억나는 스토리가 있잖아요.

마음에 애잔히 남았는지,

제목만 보고도 설렘이 시작됐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영화 보면 포스터 사진을 꼭 남기는데

오늘은 정신도 없이 바로 입장했어요.

안전을 기하기 위해 저도 긴장했던 것 같아요.

대형 영화관 맨 뒷줄 가운데에서

마스크는 물론이고, 코트도 안 벗고 관람했어요.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원작의 강력한 콘셉트처럼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조제와

취준생 영석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해요.

우연이 인연이 되고,

감정의 소용돌이와 인생의 타이밍으로

소중한 순간을 선택합니다.


눈물을 많이 흘리지 않을까 예상했던 것과 달리

내용은 잔잔해요.


조제의 내레이션이나 말투가

감정을 누르고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조제의 삶이 그러했겠죠.

현실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면 아래로 눌러야 했고,

책에서 읽은 삶들이 자신의 것인 마냥

받아들이고 살아왔어요.


아픔도 먹먹하게 전해 오더라고요.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제목이 '조제'인 것이 좋았어요.

정말 조제의 영화예요.

남주혁 배우도 연기를 잘했지만,

한지민 배우밖에 기억이 안 나요.

각본 자체가 그렇게 짜인 것 같아요.


조제가 갇혀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오히려 영석의 삶이 허상 같았어요.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우리들이요.

그가 만나고 겪는 사람들의 삶이 짜인 틀에 맞춰 따라가잖아요.

대학교 진학, 취업, 결혼 등등등

생기가 느껴지지 않고

큰 수족관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물고기들처럼요.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조제는 힘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어렸을 때 상처를 받았어도 부당함에 행동했고,

자신의 삶을 지켜냈어요.

다시 상처에 몸을 움츠리다가도

필요한 순간에는 마음을 보이고, 손을 내밀었어요.

그리고..

관계의 변화를 알고, 마지막의 결정을 피하지 않아요.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니라

사랑했던 순간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그 힘으로 진짜 자기 세상을 살아가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고,

스스로 당당히 한 걸음 내미는 모습.


사랑이 끝나면 이별에 아파해요.

더 이상 누릴 수 없음에.

사랑은 이별이 따라올 수밖에 없어요.

필연이죠.

아무리 사랑하고 사랑해도

누구도 영원히 사랑을 나눌 수는 없어요.

하지만 사랑을 나눴던 그 순간은

영원히 남아요.

함께 손을 잡고 다닌 거리, 들었던 음악,

신나게 다녔던 장소, 맛있게 먹었던 음식,

주고받았던 대화들까지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고, 무서울 게 없을 정도로

행복했던 그 순간을

기억해요.


이것이 진짜 선물이죠.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내게 달린 것처럼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 대사처럼요.

"네가 옆에 없어도

나는 너를 기억할거야!!!"

잊을 수 없는 이름,

당신에게도 있나요?

그럼, 당신은 이미 큰 선물을 받은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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