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상담사 Uni Feb 10. 2021

생양파 빼기!!!

상담이 내리 있던 터라 점심을 건너뛰었다.  

삼시 세 끼를 꼭 챙겨 먹어야 하는 내게 이런 날,

저녁은 기대감에 더 부푼다.

'무엇을 맛있게 먹을까?'


상담 있는 날 내가 즐겨 먹는 식사가 거의 정해져 있지만,

그 안에서라도 나의 선택을 맘껏 누려본다.


'오늘은 비빔국수로~'

날은 아직도 춥지만, 따끈한 멸치육수 생각에

비빔국수 집으로 향했다.

자동 주문을 접수하고, 멸치육수 먼저 한 컵 떠서

한 모금 마셔본다.

속이 다 풀리는 것처럼 입 안이 사르르 환기되는 느낌이다.


드디어, 접수번호 213번이 나오고,

비빔국수가 나왔다.

이 집은 가끔 오는데, 올 때마다 비빔국수의 데코가 바뀐다.

오늘은 계란 지단, 상추, 오이,

그리고, 생 양파가 있었다.


나는 거의, 정말 가리는 것이 없는데

생 양파는 싫어한다.

양파를 볶아서, 끓여서 먹는 건 맛있는데

생 양파를 먹으면 입 안에 남는 향 때문에

텁텁하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딱히 빼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생 양파가 있는 일도 그리 많지 않았고,

다소 섞여져 있어도 그 불편을 감내한 것 같다.

특히, 햄버거 안에 있을 때도 그랬다.

빼내기도 참 그렇고, 그냥 참고 먹었었다.


오늘도 그냥 비벼서 먹을까 하다가

...

빼내기로 했다.


내 입이 불편한데, 국숫집 요리사님이 올려주셨다고 해서

내가 감내하고 싶지 않았다.

과감히 빼냈다.

그리고, 사진도 찍었다.

이 결심과 선택을 기억하기 위한

나의 거창하면서도 소소한 의식이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뭐든지 다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반기를 들며.

편식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항하며.'


남들에게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

나는 그렇지 않은 일일 때가 꽤 있다.

그까짓 행동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런 것도 못하고 이상하다고 볼지라도

작은 것에서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해 보려고 한다.


나로 당당함을 이어가기 위해서!!!

 


매거진의 이전글 <세자매>, 당신이 하고 싶었던 말이 맞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