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상담사 Uni Jun 05. 2021

딸과 뽑기가게 앞에서

 저는 딸들과 미션처럼 상황을 풀어가는 걸 좋아해요. 어제도 기쁨이가 미션을 안고 왔어요.

"엄마, 집 앞의 뽑기 기계를 지나오다가 이어폰을 봤는데 디자인이 딱 내거였어. 그걸 뽑아보고 싶어!!!"

 아, 고민되죠. 이어폰이 필요했던 터인데, 뽑기는 마치 도박처럼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뽑히지 않으면 돈도 아깝고, 기분도 상하니, 이를 어쩌나 고민했어요. 첫째 딸은 이런 거 돈 아깝다고 안 하는 편이고, 기쁨이는 디자인이나 마음에 꽂힌 것이 있으면 강렬한 욕구를 드러내요.

 감정과 욕구는 인정하되, 선택을 현명하게 해야 한다고 저는 상담사로서 부모님들께 말씀드려요.



 일단 뽑기가게로 갔어요. 기쁨이와 함께 이어폰을 검색하고 가치를 따져봤어요. 다행히 디자인도 예쁘고, 해외배송 진행되는 상품이라니 도전해보기로 해요. 자신의 용돈에서 뽑기를 도전하고, 안 되면 깨끗하게 클리어. 제 마음에선 뽑기의 가격과 딸이 도전해 보는 경험을 따져봤어요. 고심끝에 저는 딸의 도전 쪽을 택했어요. 실패해도 도전의 가치를 배울 거니까요.

 드디어, 가슴 뛰는 미션 스타트~ 결과는~~두번의 기회가 남았을 때, 극적으로 성공!!! 저희 모녀 소리를 지르며, 행복한 미션클리어 했습니다.

"엄마, 나도 정말 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원한 도전이 됐다니, 넘 신기해!!!"

 실패로 끝났어도 저와 딸은 배웠을 거에요. 우리가 원했던 것을 도전한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다음에도 잘 도전해서 해 내 보자고요. 얼마 전에도 딸이 개구리 알을 찾고 싶다 했어요.

기간상 5월 말인데 이미 개구리 알은 없을 것 같아서 지났다고 말했죠. 하지만, 딸은 그래도 한번 찾아보겠대요. 안 될텐데 하면서 동네 산으로 갔어요. 제 마음에선 완전 포기였지만, 딸이 해보겠다니 간 거였죠. 열심히 돌을 들어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먼저 놀고 있던 아이들에게도 물어보고, 수소문 끝에 드디어, 개구리알을 찾았어요!!!

"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찾아낸 결과구나. 멋있다, 딸!!!"

 내가 해 보고 싶은 일, 남들이 다 무모하다 하더라도 도전해 볼 수 있도록 믿음을 받는 것. 세상이 살벌하니 스펙을 쌓아서 뭐든 열심히 해야 쓸모있게 산다기 보다는 나의 마음에서 올라온 미션들을 도전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빛낼 수있다고 믿는 것. 이런 것이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뢰이겠죠!!!

 앞으로도 딸에게 신뢰를 주는 엄마가 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4는 등하교 배웅하면 안돼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