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가 4학년 1학기를 마치는 날이에요. 하교할 때 마중 갔다가 저 멀리서 친구와 나오는 모습을 저장해 봅니다.
자전거 딱 대동해서 멋지게 기다리고 있는 저에게 오자마자 통지표를 내밀더니 이 말을 덧붙이네요.
"엄마, 노력 요함 몇 개나 있어"
기쁨이가 국어를 어려워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글씨 읽는 건 많이 좋아졌어요. 글밥이 많을 때 두려워하죠. 수학, 영어 천천히 가고 있는데 다른 과목은 다 '잘함' 나와서 잘했다고 해 줬어요. '매우 잘함' 없어도 저는 딸이 노력하고 애쓴 걸 아니까요. 우리의 방향대로 가고 있는 거라서, 언제든 해 나가면 된다고 말해줬어요. 기쁨이에게 이번 1학기도 정말 수고 많았다고, 잘했다고 폭풍 칭찬해줬어요.
통지표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만든 결과잖아요. 저는 아이의 삶에서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로 봅니다. 더 잘하고 싶은 과목들, 노력하고 싶은 과목들 뭔지요.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오롯이 보며 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