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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Jan 14. 2022

아이의 마음 퍼즐을 맞출 수 있다면

사춘기가 두려운 부모에게 24

   부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가 저만 바라봐 주던 때가 있었어요.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저를 애타게 찾았죠. 그때는 1시간이라도 좋으니 저의 자유시간이 눈물 나게 그리웠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다시없을 시절이네요. 아이가 활짝 웃어주고, 두 팔 벌려 달려와 주고, 밤에도 자다 깨면 일어나 찾아줬던 때가 떠올라요.


 동화책의 표지나 포스터에 자주 등장하는 부모와 아이의 눈을 마주하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만 있다면 더 좋았을까요? 이미지 속의 화목한 순간들만 가득할 것 같았고, 우리 엄마 아빠처럼 화내지 말고 잘 키워낼 자신이 있었는데 역시 인생은 만만치 않더라고요. 특히, 아이 마음대로만 하려고 할 때가 복병이었어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열심히 표현하는데 상황에서 맞지 않거나 저의 기준으로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솔직하게 제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아이에게 참을 수 없는 욱이 올라옵니다. 어쩌면 그 순간에 더 조심하고 예의를 갖췄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사람마다 갖고 있는 기질, 성격유형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단순히 'INFP네, ENFJ네, 자극 추구가 높고, 위험회피 기질이 낮네.'로 나누기보다는 그 사람에게는 무엇이 중요하고, 강점이고, 취약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MBTI의 16가지 성격 유형은 각각의 심리기능 위계가 있어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의 순위가 있다는 뜻이죠. 주기능, 부기능, 3차 기능, 열등 기능 등으로 크게 4가지로 또 나뉘어요. 복잡할 수 있지만, 보다 쉽게 저의 유형으로 설명드릴게요.


 저는 INFP 유형이고, 주기능은 내향 감정형(F), 부기능은 외향 인식형(N), 3차 기능은 감각형(S), 열등 기능은 외향 사고형(T)이에요. 저를 움직이게 하는 주된 동력은 감정이에요. 사람들 관계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저의 행동을 움직이게 하는 원인이 되죠. 저의 감정뿐만 아니라 상대의 감정도 공감을 잘하고, 어떻게 느꼈을지 살피는 것이 중요해요. 상대의 감정을 고려하여 배려하는 마음이 크고, 상처 주지 않으려고 애를 쓰죠. 사람들은 너무 감정에 치우쳐서 약하고 여리다고 보지만, 자신만의 가치나 신념에 맞지 않을 때는 그 누구보다 투철하게 지켜내려고 하는 모습이 나와요. 그래서, 잔다르크형이라는 별명도 붙었답니다. 그만큼 저의 감정 역시 공감과 이해받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느끼고, 존재로서 존중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8가지 주기능을 요약해서 알려드릴게요. 오감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외향적 감각형(별명: 정찰자),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내향적 감각형(관리자), 외부 세계에서 연관성과 가능성을 보고 상상을 좋아하는 외향적 직관형(난상토론 참가자), 내부 세계의 연관성과  가능성을 보고 상징을 잘 인식하는 내향적 직관형(예언자),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기 위해 자원을 체계화하는 외향적 사고형(행정가), 사물과 아이디어가 어떻게 적용하는지 해석을 정립하고 판단, 정리가 중요한 내향적 사고형(분석가),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고 관계 유지를 추구하는 외향적 감정형(친절한 안내자),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자신의 진실성 유지에 가치를 두는 내향적 감정형(양심적인 사람)까지 사람마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다릅니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주기능이 있어요.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어도 형제, 자매마다 가정에 대해 다르게 인식을 하는 이유가 서로에게 중요한 것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형과 동생에게 간식을 조금 다르게 주어도 감정형인 형은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덜 사랑한다고 여길 수 있고, 사고형인 둘째는 엄마가 공평하게 주지 않은 것은 잘못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속상해하고, 마음이 상한 형에게 "너는 이런 걸 갖고 울고 그러니, 속이 좁게 왜 그래, 양보하는 마음도 없니?"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또, 공평하지 않다고 따져 묻는 동생에게 "너는 이런 일로 뭘 그렇게 따지니? 그냥 먹으면 되는 거지,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니?"라고 했을 때,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요?  


 사람은 내면의 주기능으로서 인정받고 지지받을 때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어요. 반대로, 주기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거나 좌절된다면 부기능, 3차 기능, 열등 기능 등을 노력해서 잘 발휘해도 자기로서의 자신감이 낮아져요. 주기능인만큼 마상도 깊은 거죠. 아이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표현을 자주 쓰는지, 특히 어떤 상황에서 다른 사람보다 마음이 상하고, 화를 내는지 등으로 살펴보세요. 어떤 분은 목표를 세우고, 자원을 모아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한 외향적 사고형(행정가)이었어요. 그런데 뭔가 나서서 아이디어를 내고, 생각을 이야기할 때마다 부모님이 "너는 똑똑한 척해서 재수 없어."라고 하셨대요. 그분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을 할 때마다 내면에서 자기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했고,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아이들은 발달 중에 있기 때문에 성격유형이나 기질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관심을 기울여서 유추해 볼 수 있어요. 십여년 넘게 경험한 아이의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주기능의 동력 퍼즐 조각이 맞춰지면 그 부분에 대해 인정해 주고, 지지해 주세요. 그래야, 진짜 나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강하다 보니까 부딪치기도 쉬워요. 어떻게 조절하고, 마음을 유연하게 바꾸게 할 수 있을지도 알려드릴게요. 부모가 함부로 했던 말로 아이에게 평생 자기로 살 수 없게 만드는 일은, 이제 멈춰야죠.


출처: (주)한국MBTI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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