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프로젝트처럼!!!

by 마음상담사 Uni

3. 프로젝트 성공을 축하해!!!

엄마는 벌써 구시대인 듯 요즘 세대의 문화를 이해 못할 때가 많단다. 특히, 아이돌 생일에 카페 이벤트 가는 일 말이야. 너의 최애 아이돌 그룹인 트와이스 언니들 9명. 9명의 생일마다 엄마는 카페를 헤매어 찾아가는구나. 생일을 맞은 그 아이돌이 카페에 오는 것도 아닌데 전국적으로 카페를 섭외해서 며칠씩 행사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는 거지. 아이돌 그룹마다 인원도 많은데 생일마다 챙겨주고, 이미 너와 카페를 두 번이나 다녀왔건만 엄마는 이해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하긴, 엄마의 이해 여부가 뭐가 중요하겠니? 네가 좋아하고, 가고 싶다는 게 중요하지. 첫 번째, 두 번째 갈 때는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같이 가 달라고 하더니 얼마 전 세 번째 때는 친구와 가 보겠다고 했잖아. 두 번째에 다녀온 카페라서 갈 수 있다지만, 지하철로 한 시간이나 가야 하는데 6학년인 너와 친구만 보내도 되는지 고민되더라. 엄마에게도 결정의 순간이 어려울 때가 많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하는지, 안 되는 것인지 나름의 기준을 세우지만 최대한 너의 입장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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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안 된다고 자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해낼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도착하면 연락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가는 길을 다시 한번 찾아보도록 했어. 그곳에서 행사가 열리는 것이 맞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지하철로 가는 방법을 설명해줬지. 엄마가 검색해서 찾을 때는 그 장소에서 열린다는 것을 찾을 수 없었는데 너는 금세 찾아내더라. 원하는 것을 검색해 내는 능력도 빨라졌어.


일단, 일정은 확인되었고, 다음은 지하철 노선 익히기. 다행히도 지난번에 찾아갈 때 우리에게 실수가 있었잖아. 엄마가 너에게 길을 찾아가 보도록 임무를 맡겼고, 너는 구로동이라는 주소만 보고, 구로역이라고 생각했었어. 구로역에 도착해서 지도를 보고 찾아봐도 비슷하지 않고, 다시 보았더니 3 정거장을 더 갔어야 했던 거지. 엄마는 실수가 배움이라고 생각해. 실수를 해야 뇌에서 강력하게 인식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다음에는 능숙하게 해 낼 수 있어. 문제는, 엄마 같은 부모님들이지. 실수하고, 실패했을 때 기다려주지 못하고, 불안해하면서 버럭 화를 낼 때가 많잖아. “왜 이것도 못해? 이게 이해가 안 돼? 몇 번을 실수하니?” 라면서 너의 실수를 무섭고, 두렵게 받아들이게 할 때가 많았어. 딸아, 미안해... 실수가 배움의 순간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너무 늦은 건 아닐지.


엄마도 실수할 때마다 긴장이 돼서 그런 거 같아. 엄마가 자랄 때 집이나 학교에서도 실수하면 혼나는 게 당연했고, 혼나기 싫고 무서우니까 다른 사람들 눈치 많이 보게 됐었거든. 몸에 그 습관이 배어있으니, 너의 실수에도 용납이 안 되고, 소리만 지르고, 안 좋은 기억을 남겼어. 이제라도 엄마가 깨달았으니 실수한 상황에 진짜 필요한 것을 선택할게. 엄마도 쉽지 않아서 실수가 많을 거야. 차근차근 배워갈게. 실수한 상황에서 화를 낼 게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고 다음을 위해 필요한 것을 알아차리고 가야 함을 기억할게.


한번 실수해서 강력하게 기억했으니 가기 전에 지하철 역을 꼼꼼히 살피게 됐을 거야. 드디어, 네가 어른 없이 카페를 찾아가 보는 날이 왔어. 엄마는 이것도 하나의 프로젝트라고 생각해. 네가 마음속에서 원하는 일을 결정하고, 실제 해 보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해 내는 것. 이런 경험이 쌓여야 성인이 되어서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장착할 수 있는 것 같아. 너의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엄마는 응원하고 지지하는 거지. 중간중간 네가 연락을 할 때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잘 가고 있다는 내비게이션 같은 역할. 경로를 이탈했으면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다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알려주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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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 일 때, 엄마는 깜짝 놀랐어. 한 군데만 간다던 카페를 한 개 더, 또 한 개 더 해서 세 개나 다녀왔잖아. 구로에서 홍대입구까지 가고, 또 지도 검색해서 걷다가, 버스 탔다가 다녀왔다는 말에 ‘아, 그새 많이 컸구나...’ 마음이 새롭더라. 버스도 탔는데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걷다가 다시 버스 타고, 시간 안에서 너와 친구가 새로운 경험을 했을지 엄마가 다 흥분되더라.


우리 딸, 어찌나 좋았는지 엄마 보니까 식탁에 그 날 카페들 들려서 받아온 포토카드랑 컵홀더, 선물들 쫙 펼쳐놓고 설명해주고. 음료수도 마셔야 하는데 두 군데나 마시려니 배불러서 음료는 따로 받고, 세 번째는 색다른 바나나 음료를 줘서 너무 맛있었다고. 첫 번째 카페보다 세 번째로 간 카페가 볼 것도 많고 좋았고, 그래도 첫 번째 카페는 영상을 틀어주는 장점이 있다며 카페별 분석까지 쫘르륵해 줬어. 최근에 우리 딸과 오래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트와이스 언니들 덕분이구나. 아이돌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축하할 일을 젤 마지막에 “짜잔~”하고 말했잖아. 세 번째 카페에서 뽑기로 상품을 주는데 ‘1등’을 뽑았다고, 깜짝 놀랐다며 이야기했어. 며칠 동안 1등 한 번도 안 나왔는데 뽑혀서 주변에 언니들한테도 축하받고, 너무너무 신기한 일이라 아직도 얼떨떨해 보이는 모습이었어. 1등은 생일 언니 사진이 담긴 큰 액자를 선물로 받는다며 무척 설레었지.


“엄마, 나는 원래 뽑기 운 진짜 없는데. 자꾸 실망하니까 기대도 안 하거든. 처음에도 ‘꽝’인가 싶었는데 보니까 1등이어서 깜짝 놀랐어. 와, 나한테도 이런 행운이 올 줄은 몰랐네.”


그래, 우리 딸에게도 큰 행운이 이제 막 굴러 오나보다. 진짜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줄도 엄마는 모르고 있었어. 받아보니, 크기에서 놀랐어. 4절지 정도의 사이즈 액자라니, 단단한 행운이다. 딸아, 행운은 올 때도 있고, 안 올 때도 있지만 기대하는 사람에게 더 자주 오는 것 같아. 기대하면 자꾸 도전하게 되고, 행운의 결과를 맞을 확률도 높아지지. 물론, 기대대로 안 됐을 때 실망스럽고, 마음이 아프지만 다음에 될 거라는 희망을 얻고 갈 수 있단다. 몇 번의 결과로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오늘처럼 큰 행운이 한꺼번에 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자. 실제로도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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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무엇보다 오늘 너의 도전을 축하해!!! 마음속으로 망설이기만 했다면 이런 행운을 못 누렸을 테고, 엄마에게 가자고 했으면 네가 스스로 해내는 성취감이 적었겠지. 네가 두렵지만 해 보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목적의식을 결심한 마음이 기특하다. 멋지게 프로젝트를 해 낸 것을 축하해. 이제 지하철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단 말에 너의 날개가 활짝 펼쳐진 듯 아주 가벼워 보였어. 딸아, 이제 날개를 펼칠 때가 왔구나. 네가 하고 싶고, 가고 싶은 일을 마음껏 찾아가렴. 엄마는 언제나 너의 뒤에서 너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돌아왔을 때 나누고, 쉬어갈 수 있는 안전 기지로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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