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장미로 살고 싶은 나에게

랄프 왈도 에머슨

by 정아라


과거를 숭배하는 인간은 소심하고 사죄하려고만 할 뿐 더 이상 당당하지 못하다. 감히 "내 생각에는!", "나는!"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중략) 그들은 풀잎 한 포기, 바람에 날리는 한 송이 장미 앞에 서면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내 창가에 피어 있는 장미는 절대로 예전의 장미나 그 장미보다 더 아름다운 장미를 마음에 두지 않는다. 장미는 있는 그대로 피어있을 뿐이며, 오늘도 신과 함께 존재한다. 장미에게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장미로 있을 뿐이다.

장미는 존재하는 매 순간 완벽하다. 장미는 온 생애를 꽃봉오리를 피우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꽃이 활짝 핀 상태에서도, 잎이 없는 뿌리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미의 본성은 매 순간 충족되고, 자연도 장미의 존재에 만족한다.

그러나 인간은 무언가를 미루거나 기억한다. 그런 인간은 현재에 살지 않으며, 회상에 젖은 눈길로 과거를 떠올리며 애석해 한다. 또는 그를 둘러싼 풍요로움에는 무심한 채 발끝을 세워 미래를 내다보려 한다. 장미처럼 시간을 초월해 지금 이 순간 자연과 더불어 살지 않는 한 그는 행복하거나 강해질 수 없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철학>, p.42


선이 당신 가까이 있을 때, 당신이 자신의 삶을 살 때, 그것은 이미 알려져 있거나 어떤 익숙한 방식에 의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다른 누구의 발자취도 더듬어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타인의 얼굴을 보려 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이름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략)

당신은 인간에게서 어떤 방식을 이어받는 것이지, 다른 누구의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

- 같은 책, p.43




각자 장미처럼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다.

너를 위해 내가 이것을 해 주겠다는 마음은 나에게 있어서는 오만이다.

나처럼 피어 보라고 하는 마음도 나에게 있어서는 오만이다.

모두는 각자 자신의 색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꽃피우는 계절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두는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모두가 장미처럼 하면 된다.

예전에 마음에 들었던 장미를 마음에 둘 필요는 없다.

남의 장미를 탐낼 필요도 없다. (사실 탐나는 다른 장미도 없다 ㅎㅎㅎ)

그저 자신의 존재 자체에 만족한다.


장미는 당장 꽃이 피지 않는다고 안달하지 않는다.

장미는 지금 잎사귀 뿐이라고 한탄하지 않는다.

그저 매 순간 할 일을 한다.


나는 나의 꽃을 피울 뿐이다.

그저 나만의 길을 걸으면 된다.


그렇게 가는 길에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나를 있게 했고 나를 오늘도 살게 해주는 온 우주의 도움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 것.


나의 토양에 씨앗을 던진 이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

내 토양 안에 거름이 되어 준 이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지금도 내리쬐는 햇빛과 내려주는 비가 있어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내 옆에 피어나는 다른 꽃들이 있어 꽃밭이 더 아름다울 수 있으니 그들에게 감사하고 사랑을 보내고 싶다.


고마운 이들이 고마운 존재들이 너무 많다.




글에 들러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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