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하는 게 어때서?
보통, 사람들은 '척'하는 게 나쁜 거라고 한다.
안 그런데 '그런 척' 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뜻일 거다.
그런데 나는 '척' 하는 게 좋다. ㅎㅎㅎ
아이와 함께 공동육아를 10년 동안 했다.
아이들이 나를 보고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어서,
무엇보다도 내 아이가 나를 지켜 보고 있어서,
‘성질머리’대로 하는 내가 스스로 보기에 좋지 않아서 나를 바꿔 보려고 애를 썼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스스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잠깐! 어떻게 하는 게 더 나을까?
질문이 자꾸 떠올랐다.
"이렇게 나오는 대로 반응하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생각이나 하는 내가 싫다."
"가만 있어 보자. 아이가 볼 때 부끄럽지 않으려면 이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하는 게 나을까?"
"생각을 좀 해 보자. 더 나은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러다 보니 다행히도 '성질머리'대로 하지 않고 지낸 편이다.
그래서 쫓겨나지 않았다. ㅎㅎㅎ
좋은 사람들 사이에 머물 수 있었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치열하게 애썼다.
지금의 내 모습을 미워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더 나은 엄마가 되었다면 어떻게 말을 하는 게 좋을지,
더 좋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지를 계속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더 나은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행동하려고 애썼다.
나에게 '척'하는 것은 조금 더 나은 엄마가 '이미 된 척' 하는 것이다.
나에게 '척'하는 것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벌써 된 척'하는 것이다.
마음은 없는데 겉으로만 된 척 하는 건 아니었다.
그런 사람 되려고 노력하는 중인, 되어가는 중인 것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내가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척' 하다 보니까 진짜 조금씩 그런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척' 하다 보니까 조금 더 나은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척' 하다 보니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척' 하다 보니까 더 마음에 드는 내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에게 '척' 하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을 연습하는 것이다.
나에게 '척'은 가식을 떠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중(becoming)'인 것이다.
'좋은 사람인 척' 하다가 진짜로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면 좋은 거 아닌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