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사랑하는 오빠들

by 아라온

오빠가 결혼을 한단다. 오빠의 상대는 열애설이 났던 그녀다. 결국 그녀와 오빠는 올해 10월 31일 결혼을 한다고 발표했다.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물을 마시고 아침 먹을 준비를 하며 TV 뉴스를 켰다. 전셋값이 더는 안 오를 것이라는 경제뉴스는 연예뉴스로 넘어갔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송중기 씨와 송혜교 씨가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응? 뭐라고? 에? 정말?'

놀람과 충격과 서운함이 마음속에서 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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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도 결혼할 나이가 되기는 했지. 둘은 정말 잘 어울려' 생각을 하다가도 이제는 혜교만의 남자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서운하고 쓸쓸하다. 중기 오빠에 빠진 지 8년째다. 꽃미남인 그가 연기한 드라마 속 캐릭터에 반해 그를 좋아하게 됐다. 잘생긴 그는 외모 외에도 매력이 한 둘이 아니다. 똑똑하고 주관이 분명한 데다 성격까지 좋다. 이상형이다.


중기 오빠의 결혼 소식에 잊고 있던 다른 오빠들이 생각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를 함께했던 그들이 하나하나 떠오른 것이다. 난생처음 연예인 책받침을 사게 만든 신승훈 오빠, 미성의 그 목소리에 빠진 게 초등학교 5학년 때다. 그해 여름,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다. 처음 들어보는 스타일의 음악과 춤, 패션에 열광했다. 특히 느린 음악에도 멋있게 춤을 추는 양현석 오빠를 보고 그만 반해버렸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를 하고 양군이 솔로 활동을 하고 양군 기획을 만들고 YG엔터테인먼트가 된 지금까지도 팬으로서 그를 응원하는 마음은 그대로다. 여전히 그가 만들어내는 가수에는 관심을 기울여 음악을 찾아 듣는다. 그가 처음 만든 킵식스부터 지금의 아이콘까지.


양군만큼 오랫동안 좋아하던 배우도 있었다. 손지창 오빠다. 일요일 아침에 하던 드라마에서 그를 처음 봤다. 그의 아내가 된 오연수 씨와 함께 실제 신혼부부로 나오던 가족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를 보겠다고 아침 일찍 일어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해 겨울,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 그가 나왔고 청춘스타가 되었다. 그는 김민종 씨와 함께 그룹 '더 블루'라는 그룹을 만들고 앨범을 내기도 했다. 이전까지 길거리 테이프만 사다가 처음으로 공식 앨범을 산 게 바로 '더 블루'였다. '더 블루'의 공개방송 콘서트를 보겠다고 새벽부터 잠실 종합운동장에 나가 줄을 섰던 적도 있다. 콘서트 입장이 시작되자 인파가 몰렸고 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이 까졌는데도 즐거워하며 콘서트를 구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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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은 모두 결혼을 했거나 곧 할거다. 알게 모르게 그들로 인해 생긴 기억이 추억으로 쌓였다.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을 소중한 것들이다. 더 이상 10대도 20대도 아니지만 그때의 오빠들을 지금도 응원하는 까닭은 그에 대한 보답이다. 그 시절 즐거웠던 기억을 안겨준 이들에 대한 마음 말이다.


2011년 종로의 한 극장에 중기 오빠가 등장했다. 무대인사를 하러 온 그가 관객의 요청에 노래를 불렀다. 영화에서 부르던 그 괴상망측한 가사의 노래를 주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고 떠났다.

"밥 먹을 때 생각나는 후라이 똥튀김...바퀴벌레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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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헛한 마음을 다잡고 팬카페에 들러 오랜만에 글을 쓴다.

"배우님, 결혼 축하해요~ 둘이 너무 잘 어울려요~ 결혼해도 배우님 향한 마음 변하지 않아요~♥"








* 사실 송중기 님이 오빠는 아니다. 오빠라고 부르고 싶었다.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을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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