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투표 시작일 첫날 아침, 주독일 한국 대사관에 가다
3년 만에 다시 대통령을 뽑기 위해 20일(현지 시간) 주독일 한국 대사관을 방문했습니다. 전날까지 비 오고 추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오늘 아침은 쨍하게 화창합니다. 대사관은 해외 공관이 모인 베를린 티어가르텐 지역에 있습니다.
아침부터 서둘러 대사관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9시! 재외국민 투표 첫 날 아침이라 관계자들만 있지 않을까 싶었으나, 제가 마주친 투표자만 해도 이미 네 분이나 됩니다.
신분 확인 후, 봉투와 투표용지를 받아 들고 투표소에 들어섭니다. 이번 투표용지는 짧아서 좋습니다. 투표 때마다, 접어서 봉투에 넣을라치면 내 도장이 번지지는 않을까? 별걱정을 다 하곤 했으니까요. '오호, 조기 대선이라 후보자가 몇 없구나. 안 접어도 좋다.'
여러 번 해 본 투표지만 내가 원하는 후보 이름 옆에 단정하게 도장을 꾹 찍는 순간은 늘 설렙니다. 찍은 후 조심스레 봉투에 넣은 후 접착 끈을 떼고 봉투를 봉합니다. 여권은 다시 가방에, 봉투는 투표함에 살며시 집어넣습니다.
투표장 내부에는 신분 확인과 용지 배부하시는 분 2명, 감독관 3명 이렇게 총 5분 계셨습니다. 입구에는 또 다른 청년 네 분이 안내를 해주십니다. "수고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옵니다. 늘 그렇듯이 대사관에서는 멀리서 투표하러 오는 분들을 위해 음료와 차를 한쪽에 마련해 둡니다. 저는 베를린 사람이니 다른 분께 양보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재외국인 투표 기간은 20일부터 25일까지 매일 오전 8시~오후 5시까지입니다. 단, 기간 중 공관별로 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으니 지역 투표소 일정을 꼭 확인하세요.
독일 시민권자가 아닌 저는 투표권도 없기에, 한국 총선과 대선이 유일한 주권 행사일 입니다. 투표일이면 해외 동포는 왠지 설렙니다.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 행위는 멀리 사는 우리에게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의미 있는 행사죠. 같은 베를린에 살면서도 각자 공사다망해 자주 못 보는 처지인지라, 투표일이면 미리 약속해 함께 투표 후 뒤풀이 겸 친목질 할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대선은 다릅니다. 전 재외국민 투표 시작일 첫날, 그것도 아침에 가기로 결정했어요. 혼자였지만, 기쁜 마음으로 어서 투표하고 한국 지인들에게 인증샷을 자랑하고 싶었으니까요. 아무런 사고 없이, 선거가 무사히 종료되길 바랍니다. 오롯이 주권자의 시간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