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일의 기록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여전히 아물게 하지 않고 틱틱 거리는 어린이 나는 심지어 날 향한 엄마의 외사랑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사디스트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나 앉아있다 당신의 귀의 귀걸이구멍이 막혀 쓸 수 없다며 악세서리 함을 열어 내게 보여주었다.
“맘에 드는 게 있으믄 골라 가져봐.”
그것을 보는 순간, 눈물이 콱 차오르는 것을 꾹 참았다.
마침 엄마가 말했다.
“아라, 너 가짜 알러지 같은 거 있냐?”
“아뇨”
나는 그 중에서 내가 젊은 엄마 곁에 붙어 엄마가 귀가 아프다고 할 때까지 만지작거렸던 찰랑찰랑 귀걸이를 골랐다.
상자엔 온갖 조악한 가짜 귀걸이 목걸이들이 가득했다.
사파이어 가짜, 루비 가짜, 수정 가짜, 진주 가짜...
그래도 내게 지금 입고 온 옷과 가장 잘 어울린다며 루비 가짜를 권하는 엄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