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안 오는데, 비가 온다.
나는 안다.
나의 성공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하며
나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마땅할 일이지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듯
오롯이 버텨온 나의 참극을
100%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
아마 죽을때까지.
어린 시절부터 성숙하다는 평을 들으며
예의 바르게 성장한 아이는
알게 모르게 모자란 부분이 있는데
나는 그게 감정과 애정이었다.
작고 네모난 박스 안에서 길러낸 과일이
그 모양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나는 말하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사랑한다.
나는 무조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게 기본이고,
또 나쁜 말을 하는게 남을 아프게 할 거란 생각이
기본 바탕이 된 사람이라.
나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친절 자판기’
다정은 자매품입니다.
버튼만 누르면 친절과 다정이 나와요.
누구나 공짜로 즐길 수 있어요.
그런데 이젠 그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솔직한 마음은 씹던 껌을 삼키듯 하고
자꾸 마음을 그럴듯하게 꾸며낸 글을,
거짓투성이인 일기를 쓰게 된다고나 할까,
웃긴 사실은 상대가
내 배려와 표현의 아낌은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기적이기도 하지
한때,
내가 가질 수 없는 걸 갖고 있는 그 애를
정말 가까운 곳에서 늘 동경하고 사랑했는데
결국 내게 나쁜 마음이 들었던 것은
숨기기 힘든 열등감과
나는 가질 수 없는 거대한 매력에 반한
이글대는 질투심이었다.
인정하기로 했다.
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인정하고 나면 편할 줄 알았는데.
저항할 수 없는 해일처럼 몰려오는 것은
자괴감과 정신의 무너짐,
그리고 자기 비하였다.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고,
형편없고 쓸모없다.
내가 어딘가에 쓰임 당하고자
태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나는
어떤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떤 색과도 섞일 수 없으며
나 스스로 내리는 나에 대한 평가는 부적격.
가치 없는 애.
끈적하고 어두운 문체를 가진
다자이 오사무의 말처럼,
그야말로 인간 실격.
나이를 먹으면 괜찮아지는줄 알았던
이런 기분들은,
내가 나이를 먹고 자람에 따라
긍정적인 생각,
그리고 건강과 명랑함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기를
빨아먹고 자란 것이 틀림없다.
아람|writing from the undertow.
© Written by Aram.thewav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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