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아름다울뻔 했지. 쳇

by 아람

초등학교 다닐때, 만날 늦잠을 자는 바람에

통학버스를 밥 먹듯 놓치고 40분을,

왕복 2시간 가까이 매일같이 걸어다니던 동생과 나에게

멀리 타지에 살던 아버지는

그럴 거면 자전거라도 타고 다니라며

21인치 자전거를 각각 사주셨다.


처음에는 보조바퀴를 달고 타다가,

삼일만에 다 떼고 탔던 기억이 난다.


자전거 타는게 너무 즐거워서

하루에도 몇시간씩 타 댔으니

당연히 빨리 늘었겠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다정한 아버지가

자전거 짐대를 잡아주는 노력과 수고가 없었어도

알아서 금방 배웠다.


저녁 7시가 되면

읍내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가 끊기는

깡촌에서 학교를 다녔었는데,


초반에는 사방에 물이 잔뜩 찬 논과 밭으로

자주 넘어져서 엉망이 되어 학교에 갔던 기억이 있다.


학교로 갈 땐 대부분 오르막길이라

숨이 넘어가게 힘들어도 좋았다.


하교할때 뉘엿뉘엿 지는

노을을 보며 달리는것도

너무 너무 좋아했다.


점점 넘어지는 횟수가 줄어 들면서

가슴이 터질 듯이 벅차고 뿌듯했고,

오늘은 안넘어졌다 히히!

동생과 함께 즐거워했다.


나는 자외선 알러지가 있어서

햇볕을 길게 못 보는데

그땐 썬크림이 뭔지도 몰랐다.

금방 얼굴이며 온 몸이 벌겋게 익고

두드러기가 나면

피가 나도록 긁어대면서도

없는 형편에 새 자전거를 사준 아버지의 마음이,

그 선물이 나는 너무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잘 다니다가

학교앞 작은 문방구 앞에

늘 자전거를 묶어뒀는데

누군가가 브레이크를

다 망가트려놓은걸 모르고서

평소와 같이 집에 가다가


내리막을 내려가는 도중에

브레이크를 힘껏 잡아도

자전거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결국 나는 그대로 논두렁에 처박혀서 크게 다쳤다.

복숭아뼈에 지금도 큰 흉터가 남아있다.

순간 기절을 했던 것 같다.


동생은 언니가 논두렁에 고꾸라져 죽었다고

큰소리로 엉엉 울며 어른들을 불러와

나는 집까지 옮겨졌다.


잠을 항상 그렇듯 못 자다가.

그냥 갑자기 생각났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것 같은 요즘.


망했다, 망했어



아람|writing from the undertow.

© Written by Aram.thewave, 2025.

Copying is prohibited. This work belongs—

to the artist’s heart. please respect its origin.





keyword
작가의 이전글봄바람처럼 살랑, 사랑하는 A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