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일방통행이 아닌 횡단보도 위에 선 너와 나는, 영영 우리가 될 수 없겠지

by 아람


나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숨을 참는 버릇이 있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깜빡이기 시작하면

손을 들고 건너는 나를,

모두가 나만 바라보니까

나는 그 시선에서

벗어나야만 숨 쉴 수 있어


너와 나 사이에 놓여진

긴 횡단보도

초록 불이 깜빡이면

항상 숨을 참은 채로

발바닥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네가 서있는 방향으로 뛰었는데


결국

빨간 불이 켜졌다.

단순히 타이밍 때문은 아냐


근데,

영-영 빨간불이어도

상관 없겠단 생각이 들었어


돌이켜 보면

네가 손 흔든 적은 없더라


나 이제 좀 쉴래




아람|writing from the undertow.

© Written and photo by Aram.thewav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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