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는 날

내가 빨래하기 싫어지는 이유는

by 아람





나는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더는 참지 못하게 되어버린 후에야

영영 미루던 빨래를 해.


푹 젖은 색색의 옷감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처럼ㅡ


내 비명이,

빨래를 터는 푸른 공중아래

어떤 흔도 없이 흩어지도록.


빙글빙글 어지럽게

옷감의 구분 없이

한데 섞어

빨래를 하고 나면

어쩔 수 없는

꿉꿉함이


건조하다 못해

바스러지던

나까지 푹 젖어 들어


눅눅해ㅡ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이,

나를 이만큼이나

할퀼 줄이야


푹 상하다 못해

썩어버린 기억이

다른 옷감을 망쳐도


내 것 중 가장 예쁘고

강렬한 향기로

덮어 버리는 것이,


가장 헤프게 쓰이는 노력이자

너와 나 모두를 죽이지 않을

유일한 방법임을 난 알아


나는

실수인 척ㅡ


윙윙 돌아가는 마음에

강한 향이 나는 진심을

잔뜩 쏟아버리나 봐






아람|writing from the undertow.

© Written by Aram.thewave, 2025.

Copying is prohibited. This work belongs—

to the artist’s heart. please respect its origin.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잠든 마음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