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영원히 부치지 않을 편지

by 아람

엄마 있잖아

짐승도 천적에게서 도망치는 법이나

먹이를 사냥하는법 같은건 배워야해

그래야 살아남잖아


아무것도 안 배우고 할수 있는건

젖을 먹고,싸고, 숨쉬는 것 뿐이야


응애 하고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태어났음을 알림과 동시에

당연하게 곁에 있어야 하는거 있잖아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노력하지 않아도

응당 공짜로 있어야 하는거 말야


다들 있는 거

근데 나는 그게 없었어


그래서 살겠다며 있는대로 발버둥치고

누군가 먹다 남긴 것이라도 좋으니

버릴 테면 저에게 버리시라,

제발 애틋하고 비참한 나를

한번만 살펴주시고

넓은 아량으로 사랑해주시라

구걸하듯 연명했나봐


내가 가진 게 없어서

아니 내 마음은 값에 비해 너무나 가난해서

아무리 애써도 엄마를 살 수가 없나보다

나한텐 아직도 엄마가 너무 너무 비싸다


차라리 못 먹는 감 대하듯 굴 수 있음 좋을텐데

저 포도는 말도 안 되게 신 포도일 거라며

홱, 고개가 부러져라 돌릴 수 있다면

나도 조금은 덜 슬플까


이미 빨갛게 익어버린 맨발을 지켜줄 신발도

요술램프의 요정은 커녕 입을 축일 물 한방울 없이

나는 나는 영원히 맨말로 사막을 걷는 사람인가봐





아람|writing from the undertow.

© Written by Aram.thewav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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