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고가의 중국음식 코스요리 전문점을 가면 붉은색 원탁테이블에 큰 젓가락을 두고 내 그릇에 덜어먹는 방식으로 다양한 음식들을 끊임없이 맛볼 수 있다. 그 방식이 고급요리 방식이 아닌 현지식 방식이었다.
여행 첫날 중식으로는 현지 음식이 메뉴였는데 중국집코스요리처럼 동그란 테이블에 앉아 음식들을 덜어먹는 방식이었다. 한국이랑 다른 점은 개인식기 그대로 덜어먹는 데 사용한다는 것... 이게 너무 힘들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음식을 뒤적이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음식이 전분기가 있어 양념이 닿는 형태라 식기가 음식만 쏙 빼낼 수 없고 수저를 사용하여 덜어내야 한다. 10개의 수저가 스쳐간 그 음식에 나는 도저히 손댈 수 없었다.
그나마 전분기 덜 하거나 사람 손이 닿지 않은 부분으로 먹었다. 함께 간 P는 다양한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는 중국 음식문화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심지어 중국에서 살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본받고 싶은 적응력과 생활력이다.
일반식당 술 진열장
중국 음식 후 기름기 해소에 완벽! 가이드가 제공하는 보이차 서비스
중국의 차 문화. 보이차샵
보이차는 기름을 잡고 내려오는 성질이 있어 기름을 많이 먹은 날 보이차를 마시면 화장실에서 기름이 둥둥 떠다닌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니 보이차가 욕심났다.
얼마 전 함께 근무하던 분께서 '중국여행 때 보이차를 샀는데 한국에서 다시 마셔보니 그 맛이 안 난다'라고 이야기했던 것도 떠올랐다. 그래서 보이차는 그냥 한국에서 사 먹기로 했다. 보이차에는 카페인성분이 있어 수면에 방해될 수 있어 밤에는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하나 적응이 안 되었던 게 식당 사장님들이 담배를 물고 요리하고 그냥 손님상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계신다. 아직 중국은 아무 데서나 흡연이 가능한 흡연자 천국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밥을 먹은 건지 담배를 먹은 건지 잠시 혼미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다음날 갔던 샤브샤브 고급식당에 가니까 담배를 안 피우던데 이것도 어떤 기준인지 잘 모르겠다.
양꼬치 무제한 저녁식사
첫째 날 석식은 양꼬치 무제한 요리였다. 양꼬치 무제한의 경우 1인당 맥주 3병씩 함께 나왔는데 가이드가 본인이 맥주를 무제한으로 쏜다고 했다. 그래서 많이 먹어보려고 했지만 양꼬치가 무제한이다 보니 맥주는 한병 이상을 마실 수 없었다. 원래 주어지는 것이 3병이니 사실 가이드가 무제한으로 사겠다는 것은 잘 포장된 가이드 노하우인것 같다.
이곳의 양꼬치는 일단 신선하다.
중국에서도 양고기를 가장 높게 친다고 하는데 양고기와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채워주고 중국 향신료를 찍어먹었다.
이틀 동안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던 우리 팀은 (팀당 10명) 마늘을 좋아하셨는데 양꼬치에 마늘을 꽂아 구워드 신 것을 좋아하셨다. 중국 마늘이 한국 마늘에 비해 알이 아주 크고 실했다. 그래서 양꼬치보다 늦게 구워져 꼬치 회전에 조금 방해가 되긴 했다. 그래도 무제한이다 보니 많이 먹을수록 돈을 버는 기분이었다.
한국에서는 10 꼬치에 2~3만 원씩 하는 고가인데 적어도 나 혼자서만 30 꼬치를 먹었다. 어르신들도 우리가 참 잘 먹는다며 신기해하셨다.
사실 더 먹을 수 있는데 식사마다 주어진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밖에 안 되어서 아쉬웠다. 술을 먹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녁과 함께 반주하면 기본이 2시간 반 정도 아니겠는가. 인원도 많고. 하지만 모두가 음주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했다.
힐튼 칭따오 골든비치에서의 밤
아쉽길 잘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방 배정될 때 맥주 한 캔 식 먹고 자라고 가이드가 인당 하나씩 칭다오캔 맥주도 챙겨주었는데 배가 불러 못 먹고 잠들었다.
맥주는 그날 이별후유증이 온 P가 호텔 바깥 야경을 보며 ,반신욕을 하며 마셨다고 했다. 그녀는 원래 혼술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말이다.
숙소는 힐튼 칭다오 골든 비치라고 꽤 규모도 크고 수영장도 피트니스도 조식도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단점이 관광지와 거리가 멀어 약 1시간 30분가량 이동을 해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이며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고 편의점 1개만 있다고 한다. 야경을 보면 작게 빛나는 청도의 시골마을이 보이고 바다도 보였다.
큰 통창으로 밤하늘의 별을 보는 기분이 좀 해외 같았다.
계속 한국인 들고 패키지를 돌다 보니 사실상 중국이라는 느낌을 잊기도 했는데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이런 풍경들이 낭만적이었다.
이 내용을 쓰면서 아고다에서 이 호텔을 검색했는데 사진빨이 참 잘 받는다. 실제로는 이용객이 적어 절반정도 만 운영이 되고 있다.
우리에 이 짧은 여행을 최대한 누리고자 새벽 6시(수영장오픈시간)에 수영장으로 직행했다. 수영장은 수모가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새벽개장 시간대에 수영장 이용자가 별로 없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이용자가 많아서 놀랐다. 출장온 중국인들 같았는데 수영을 다들 참 잘했다. 9시에 집합이라 40분 정도 수영하고 준비하고 조식당에 갈 수 있었다. 모이는 시간 30분 전쯤 식당에 도착했는데 아니 이게 웬일 이렇게
조식당이 멋질 수가.
100여 가지의 음식 종류들을 맛볼 수 있었다. 특이하게 한국식이 아닌 중국식으로 서양 음식을 풀이한 게 재미있었다. 맛은 한국이 물론 맛있지만 메뉴들 중에 중국음식들이나 중국 야채종류들이 있어 그것들을 경험하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다시 한번 더 간다면 수영을 포기하고 조식당을 이용하겠다. 그만큼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웠던 호텔조식!
중식도 현지식이었다. 이번에 간 중식당은 웨딩홀 같은 컨벤션인데 우리들만 들어가 음식을 먹는 방식이었다 우리만을 위해 운영되는 식당이라 감사하기도 조금 부담되기도 했다. 이 구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식당은 정말 우리를 받으려고 한시만 운영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도 죽어있고 직원들도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웨딩홀같은곳의 현지식 (추가로 5종류 더 나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최고의 샤브샤브 무제한 저녁식사 돼지고기 양고기 소고기 해산물을 개인 인덕션 냄비에 육수를 끓여 두고 야채와 손칼국수 고기를 넣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만찬이다. 10$를 추가해야 무제한인데 기본은 양이 한두 접시 밖에 안 나와서 다들 금방 식사를 끝낸 듯했다. 이것을 먹을 때 가이드가 연태고량주 3잔 정도를 서비스로 줬는데 아주 좋은 술로 주셨는지 조금만 마셔도 기분이 좋아졌다. 다음코스가 야시장 투어라 무제한 신청 안 한 사람이 많았는데 결론은 야시장이 너무 별로여서 여기서 뽕을 뽑은 우리는 선택에 대해 대 성공이다.
무한리필집 이용 꿀팁은 계속 추가로 음식을 시켜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 식탁을 사진 찍어두고 직원에게 메뉴를 시킬 때는 사진에서 그 메뉴를 가리키면 끝! 이 방법 덕분에 놓치는 거 없이 아쉽지 않게 잘 먹을 수 있었다.
샤브샤브 무제한 코스
여기서 어머님들이 너무 기름진 음식을 계속 먹다 보니 탈이 나신분이 한분 계셨다. 체한 것 같다고 하셨는데 중국패키지여행에서는 비상약을 여행자에게 바로 줄 수 없고 같이 약국에 가서 약을 구매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중국 패키지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상비약은 꼭 한국에서 챙겨 오길 중국약이 나와 맞지 않을 수 있어 미리준비를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야시장!
야시장은 겨울이라 몇 가게 운영이 되고 있지는 않았다. 약간 서울에 동대문 하고 명동을 반씩 닮은 듯한 풍경이었다. 양말과 털모자 사이에 음식거리가 있는데 거기서는 다양한 간식거리들이 조리되고 있다. 만드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만족스럽게 밥을 먹고 나와서인지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눈으로만 즐겼다. 야시장에서는 갓 조리된 음식 외에는 먹지 말라고 한다.
비시즌이라 한적한 야시장
다음날은 새벽 6시에 만나서 이동해야 했으므로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물로 대체되었다 그래서 전날 마사지샵에서 들고 온 과자와 한국에서 들고 온 프로틴 셰이크로 때웠다. 그래도 전날 많이 먹었던 게 있어서 그런지 피곤해서 그런 건지 배가 아주 고프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이렇게 끊임없이 즐겼던 맛있는 호화 만찬은 중국여행과 동시에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