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세 인생에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 찾기
10대에 수영을 했고
20대에 무용을 했고
30대에 판매를 했다.
취미는 자기 관리이고 사색과 독서를 좋아한다.
무용에 미련이 남아 타말파표현예술심리과정을 공부하며 뒤늦은 심리학도가 되어 마음수련을 하던 중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공부하게 된 건 내 인생에 엄청난 터닝포인트를 안겨준 경험이다.
그리고 우연이 거듭되어 인연이 된 엄청난 기적과도 같은 스토리가 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펼쳐보도록 하겠다)
과정 1년 차 레벨 1 마지막 자화상 공연에서 나는 런웨이를 걸었다.
단 한 번도 런웨이를 걷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그날 나에 방향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듬해 무대에 서겠다는 열망이 끓어올랐고 미인대회를 출전했다.
쓴맛을 보고 한 달간은 시름시름 앓았다. 그리고 회복해서 규모가 더 큰 대회에 나가 재출전으로 美를 수상하게 되었다.
판매직과 모델일을 병행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했다.
2023년 8월, 나는 라이브커머스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방향도, 루트도, 방법도, 조언자도 없이 그냥 하겠다 만 존재했다.
세일즈에 자신이 있었고 사진에도 자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마치 실험과도 같았다.
나도 내 판매력이 어떠할지,
그리고 내가 판매하는 모습을 내가 마주했을 때 나는 어느 정도에 점수를 줄 수 있을지 나조차도 궁금했다.
마음에 품고 있던 중 갑자기 기회가 왔다.
그냥 기회가 뚝하고 떨어졌다.
지난 패션쇼 단톡방에서 라이브커머스 모델을 구한다는 글을 보고 경력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고 지원하게 되었고, 나를 예쁘게 보신 분께서 차근차근 알려주어 컴카드를 제출하고 면접까지 볼 수 있었다.
경력도 없고 실력도 검증할 수 없으니 면접도 맹숭맹숭하게 마쳤다.
30분가량 매장 둘러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진행계획에 대한 내용을 듣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마음이 복잡했다.
비교 조건도 없고 멘토도 없고 의류도매에 대한 정보도 없으니 그냥 멍 할 뿐이었다.
라이브 커머스 너무 잡고 싶은데, 너무 갖고 싶은데..
면접 이후 이틀간 고뇌에 빠졌다.
면접도 정신이 없었고 수익화 조건절명도 없었다.
깊게 보지 않았지만 커다란 옷 창고에서 눈에 띄는 옷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서 판매로 끌어 갈 만한 옷을 골라 방송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잠 못 이루고 고민에 휩싸였다.
이렇게 고민하고 재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일단 한번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먼저 업체에 카톡을 보냈다.
"저 라이브커머스 해보고 싶은데 이제 어떻게 하면 되나요?"
5일간 답변은 없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다.
그냥 스쳐갔던 기회였나 마음이 씁쓸했지만 다행히 현실이 바빠서 덜 힘들었던 것 같다
답장이 왔다.
담당자가 해외에 다녀오는 바람에 늦어졌다는 내용이다 마음이 놓였다.
구두로 진행내용을 전달받고 현장담당자 연락처를 받아 다시 면접을 봤던 도매창고에 방문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해 가는 것이었다.
방문을 했는데 직원들이 너무 바쁘고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옷을 고르고 방송일정을 잡으면 된다고 했다. 옷 가격을 알려주는 사람도 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2시간 정도 바쁘게 다니는 그들 속에 있다가 울화통이 터지고 서운해 사무실로 찾아가 외쳤다.
이 시기를 못 견뎌서 그만두는 사람이 98% 리라 실력검증이 안되면 이렇게 무시당하는 판이었다.
춤을 출 때도
공연을 할 때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도
늘 있어 왔던. 일 나는 다시 내 마음을 고쳐 잡았다.
시작도 안 하고 포기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인강을 끊었다. 강의 듣고 준비하는데만 50만 원의 교육비가 들었다.
네이버 카페로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 교육비에 대해 검색을 했더니 요즘은 인강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많이 보였다. 인강으로 경험하고 내가 실제 현장에서 판매한 노하우를 곁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향성이 잡히지 않아 더 불안했다.
방송 6시간 전에 도착해 추가로 옷을 셀렉하고 촬영하고 잠시 카페에서 마음을 추슬렀다.
2시간을 시뮬레이션했다. 인스타, 지인들이 있는 카톡방에도 첫방은 단 한 번 뿐이니 와서 못하는 모습 보고 웃으라고 미리 선포했다.
커피와 청심환을 번갈아 먹으며 적당한 심장의 템포를 찾아나갔다.
어느덧 방송 30분 전 담당 과장님이 첫 방송이니 팁을 조금 알려주시고 방송방을 나가셨다
나는 카메라와 단 둘이 마주하고 마음의 의식을 치렀다
이제 첫방이다.
난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