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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 Jul 11. 2024

불안정애착의 허들

나도 사랑하고 싶다 -  sp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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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연애가 너무 안 풀려요. 매번 연락하는 단계에서 연락이 잘 되지 않거나 저에게 불안감을 주면 선긋기를 하게 돼요, 그리고 상대방이 바쁘거나 일중독자인 게 너무 싫어요. 하지만 나태하거나 능력이 없는 것도 실죠. 그래서 그런 사람은 없으니 그냥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모드예요 요즘에는.

이번 썸은 오래 연락을 하던 사람이고 표현을 잘해오던 사람인데 반나절 연락이 안 돼서 선을 그었고 그렇게 연락이 끊겼어요. 썸이 끝났어요.


그게 얼마나 된 이야기죠?


5일 안 된 것 같아요.

이 패턴이 매번 반복이라 저도 지쳐요. 아마 상대방은 더 힘들겠죠?

이제는 거이 포기 직전이고 이걸 바꿀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아란 씨 지난번에 내용과 연결해서 다시 부모님의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하는데 어떠세요?

네 좋아요.


눈을 감고 내 몸의 상태를 들여다볼게요 어떤 게 느껴지나요?


제 시야에 노란빛이 들어오는데 거기에 까만 점 두 개가 있어요. 이 까만 점은 태양을 바라보고 나서 시선을 두면 보게 되는 까만 점처럼 시야에 둥둥 떠다녀요. 그러데 계속 있는 게 아니라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반복해요.

까만 점을 들여다보니 이런 동작이 하고 싶네요. 저는 양 팔로 무거운 것을 들고 있어요. 이렇게요.


그건 어떤 상황인가요?


20대 초반에 스키캠프에 갔는데 스키를 제 손 위에 올려줬어요. 근데 그게 중심 잡기도 힘들고 너무 무거워서 괴롭고 힘들어요. 너무 무거워요. 힘들어요.


그 감각이 이전에도 있었나요?


제가 5살이 되기 전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부모님과 마트 가는 날을 참 좋아했어요. 그런데 마트를 갈 때마다 이거사 달라 저 거사 달라 때를 쓰니 부모님이 장바구니를 주며 여기에 들고 올 수 있을 만큼 담아서 그걸 집까지 들고 가면 사줄게라고 하셨죠. 아이의 몸으로 몸집보다 큰 장바구니를 들고 집까지 갔어요. 부모님도 제 욕심에 신기하고 몸보다 큰 장바구니를 군소리 없이 집까지 들고 간 것도 신기하다고 하셨죠. 그런데 그때 사실 너무 팔이 떨어질 듯이 힘들었어요.


그 기억에 머물러볼게요. 어떤 느낌이 드나요?

갑자기 제 앞에 팔각정하나가 보여요 깜빡이처럼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 하는데 그럴 때마다 더 멋진 모습으로 바뀌어요. 정밀하고 또렸하누팔각정이에요 하울에 움직이는 성 같기도 해요


이 무거운 짐은 제가 욕심을 부리고 있어서 무겁고 힘들게 느껴지는 거군요. 이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것을 부모님이 도와줬다면 어땠을 까요?


저는 현실에서 이렇게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 나에게 올까 봐 불안한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에서도 나에게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안겨준다면 그 불안이 무거운 짐이 되어 제 팔을 너덜너덜하게 만드는 거죠. 사실 가정을 꾸린다는 것 남녀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가족이 있어야 완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을 확장시키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 불안이 너무 커서 제가 이길 수 없는 것 같거든요. 저를 불안하게 하지 않을 사람을 만나거나 제가 치유되거나 선택지는 두 개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아란 씨. 그 불안과 함께 가는 방법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게 아버지와는 어떤 관계일까요?


글쎄요. 이 상황과 아버지와의 연결성을 이성적으로 연결한다면 어린 시절 맞벌이로 바빴던 부모님에 의해 보살핌 받지 못하고 제가 동생을 돌봐야 했던 무거운 짐과 연관이 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게 제 마음으로 와닿지는 않아 그것이라 단정 지을 순 없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 무거운 팔과 아버지는 좀 먼 감정이에요.


오늘 세션을 해보니 결국 저의 불안정애착이 문제였군요.

왜 안정애착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부모의 가장 큰 선물인지 알겠어요. 제가 공부를 했으니 나의 아이에겐 안정애착을 꼭 선물해 주고 싶어요.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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