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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앙 May 18. 2024

내가 책을 찾는 시간

심력

 짙은 감정들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랜다. 반나절도 채 가지 않고 소멸하는 감정이 있는가 하면 해를 거듭할수록 짙어지는 감정도 있다. 깜깜해진 감정은 깊은 구덩이를 파서 덮어둔다 한들 부패할지언정 사라지지 않는다. 

 옅어지지 않는 것들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더 나이를 먹고 삶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면 그땐 마땅한 방도가 보일까. 모를 일이다. 배울 만한 어른들을 책에서 찾는다. 형체 없는 밥을 든든히 먹은 기분이 든다. 배불리 먹고 나오면 추위와 바람에 견디기 쉽다. 어른들의 지혜를 허한 마음속에 차곡차곡 채워 넣으면 심력이 강해진다고 믿는다. 반짝 빛나고 금세 사라질 것이라도 남김없이 끌어모으자. 결국엔 다 같은 모습일지도 모를 것들을 방파제처럼 차곡차곡 쌓아두자. 감정의 파도 앞에서 나를 든든하게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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